지금부터도 이십년보다 조금전인가보다.....
내가 첨 차를 접할 무렵만 해도 전통찻집이 귀해 거의 없었고 ,
지금처럼 돈을 목적으로 하는 분들보다
그땐 진정으로 차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찻집을 하였다.
요즘은 차도 많고 종류도 다양해서 녹차도 여러군데서
여러 이름으로 나오지만 그때만 해도 차를 구하기가 쉽지않았다.
전통 차라 하면 그 당시엔 대체로 녹차를 이름이었고.
다구도 흙으로 구운 자기로 만든 다구 밖에 없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중국차가 많이 들어온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차를 마시게 되었고,
따라서 다구도 참으로 다양해져서
요즘엔 유리로 만든 다구도 참 많이 나온다.
도자기로 구운 다구로 우려내야 차맛이 제대로 우러나오고
사람 손맛따라 차맛도 달라지는 법인데,
요즘의 유리다구는 편리는 하지만 커피로 치면 인스턴트에 속하는 거라서
누가 우려내든 아주 초보만 아니면 차맛도 거기서 거기가 된다.
그래도 가마에서 구운 전통다구로 차를 마시려면
여러가지 번거로움이 따르고 또 시간이 한가할 때라야만이
차맛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기때문에
시간과 편리함이란 이유로 나도 요즘엔 종종 유리 다구를 사용한다.
어젠 몇가지 필요한 다구를 구하기위해 다구점엘 다녀왔다.
유리로 만든 다구를 몇개 샀는데,
그중에는 이름하여 "알라딘 램프 주전자"도 있다.
이름 그대로 만화영화에서 우리가 자주 봐왔던 모양이랑
너무 똑같이 닮은 유리 차 주전자로 모양이 참 이쁘게 생긴 것이다.
녹차이외에는 주로 뜨겁게 마셔야하는게 많은지라
'warmer'에 '차'용의 작은 촛불을 피워서 그 위에 얹어
온도를 유지시킬 수 있게 만든 이쁜 차 주전자이다.
그걸 사다 놓고 보니 이쁘기도 하고 재미도 있어 흐뭇하게 바라보는데
사람 눈은 한 눈이라 ,
우리 두딸들 눈에도 그게 알라딘 램프처럼 보였던가 보다.....
" 꺄아~~~~어머니, 알라딘 램프 그거 넘 이뻐요."
나,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이 걸린다.
주전자를 두손으로 과장되게 쓰~윽 쓱 문지르면서 온 몸을 흔들며
좀 시끄럽게 굴었다.
"쓰~윽 쓱.....
뭉~~~게~~~뭉~~~게
펑!!!!!!!!!
난 요술램프 요정이다.
너의 소원을 말하거라~~~~"
요술 램프에서 나오는 연기랑 커다란 지니 몸뚱이를 흉내 내려니
내가 생각해도 요정 지니가 좀 시끄럽고 방정맞기는 했다.
"아~~~우, 어머니 저희들 밥 못 먹어요.
좀 조용해 주세요."
"이것들이~~~~시끄러버.
난 요술램프 요정이란 말야.
빨랑 소원 세가지 들어줄테니 소원이나 빌어.엉
안 그럼 죽~~~~어!!!!!!!"
"알았어요.
소원세가지 들어 줄거죠?"
"아~~~ 고럼고럼,
빨랑 말하라니까....
내가 누구냐?
그이름도 유명한 램프의 요정 지니 아니냐?
말해,말해, 다 들어 줄테니....."
"첫번째 소원,
어머니 그 시끄러운 입 좀 다물어 주세요."
"흡..........."
"두번째 소원,
램프속으로 도로 들어 가 주세요."
"호로로로로롱
슈~~~우~~~욱, 슈욱
쏙"
"세번째 소원,
다신 그 요술 램프 문지르지 마시고 나오지 마세요.알았죠!!!!!!!"
"끄~~으~~~~윽"
오늘도 난 그 차주전자 만지며 요정 지니가 되고 싶지만
우리 딸들이 소원을 다써버린 바람에 난 램프속에 갇혀있다.
램프속에서 잔대구리 굴리면서.....
'그래, 오늘은 새로운 주인으로 울 곰곰이를 꼬셔서 소원 빌라고 해야지.
히히히히 . 이것들아 니만 머리있냐? 나도 머리 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