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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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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 씨리즈 2


BY ggoltong 2002-06-13

여름이면 괴기영화에 눈이 반짝반짝 빛이난다.
낭낭 18세 시절.
경찰이던 작은 이모부께서 영화티켓을 주셔서
나와 이모, 이모시어머니 이렇게 셋이서
영화관을 찾았었다.
영화 시작하기 10분전.
그때 상영했던 영화이름은 '후라이트 나이트'
지금도 비됴가게 가보니 그 영화가 있었다.
으윽~토할라구 한다.

이야기인즉
곧 영화가 시작할려는데 이모의 시어머니께서
버스안도 아닌데 사람많은 곳이라 멀미가
나온다고 했다.
조금만 참았으면 싶은데 절레절레 손드는 바람에
영화보고 싶어 죽겠다던 울 이모
열녀문 등짝에 이고 시어머니 봉양에 집으로 가버렸다.

이모가 가버린 옆자리..
그 자리에 왠 삼십대 초반의 아저씨가 앉았다.
지금 생각하면 원조교제의 시초같다는 생각이
떨쳐지지 않는다.

그 인간..
그렇잖아도 혼자 흡혈귀 영화보느라
심장 콩닥콩닥 눈한짝 귀한짝 가려대느라 바쁜데
영화는 보지 않고 나를 흘끔흘끔쳐다봤다.
별로 조숙하지도 않고 별로 이쁘지도 않은 나를
자기의 사냥감으로 딱이라 여겼는지
갑자기 볼이 근질근질하여 쳐다보면
나를 보고 쌔~하며 웃고 있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저 재수없는 인간곁을 떠나야 겠다고.

나는 자리를 옮기기 위해 일어났다.
그때 흡혈귀보다 더 무서운게 보였다.
글쎄 그 인간이 나를 따라 나오는것이였다.
'영화는 안보고...진짜 미친놈이네..'

나는 후다닥 영화출입문을 밀치고 매점근처로 갔다.
영화보느라 사람들은 없었지만 점원은 있으니
마음이 그래도 놓인다.
헌데 곧이어 그인간도 따라나왔다.
뭐하러 나오나..저 아저씨가..

그리고 투벅거리며 나에게로 온다.
나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아저씨는 나를 보더니 쓰윽 빠다덩어리 같은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먹으면 토할것같은 바닐라콘을
나에게 디밀었다.

나더러 먹으란다. 우웩~

나는 됐다며 황급히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그랬더니 계속 바닐라 콘을 들고는 따라내려왔다.
제발 먹으라고 아예 대놓고 애원을 한다.
무서웠다.
저러다가 밖에 나가서는 삼촌/조카 시나리오를 짜고는
'이년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영화관에 오고 난리야~'
이래가면서 머리채를 붙들고 어디로 갈것만 같았다.

계속 그 아저씨는 따라붙었다.
결코 딴맘이 없고는 저렇게 집요할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계단을 쉑쉑 내려가는데 불현듯 나도 모를화가났다.
왜 궁지에 몰리면 쥐가 고양이를 문다고 하지 않던가!
나는 뒤를 홱 쳐다보며 말을 했다.

'먹고 싶으면 아저씨나 실컷 먹지 왜 자꾸 징글맞게
따라오고 난리래요? 아저씨 정신병자 맞죠? 진짜 이상한
아저씨네~!!'
나는 거의 악을 쓰듯 말을 했다.
그랬더만 얼굴이 갑자기 붉게 상기되더니 그 바닐라맨..
후다닥 내려왔던 계단을 앞질러 올라갔다.

지금이야 웃을듯 말듯 이야기 하지만
진짜 그 당시에는 심장이 벌렁벌렁하니
꼭 무슨일을 당할것만 같고 기분역시 더러웠다.

나는 안주머니에 옷핀을 꽂고 다니게 되었다.
여차 하면 삼접뜨기로 혼쭐을 내주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