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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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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삶


BY 초하루 2004-11-28

오늘은 안양에 있는 교회에 가기위해 버스를 탔다.

독산동에서  60대 후반인듯한 할아버지께서  버스에 올라 타시면서  운전사에게  고개를 꾸벅이며  손에 쥔 무엇을 보이며  자리로 가서 앉으신다.

아마도 노인증인것 같다.

그런데  운전사분,  묵묵무답으로  흘깃 보더니만  무표정으로 앞만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할아버지,  무슨 죄라도 지은듯  고개를 꾸벅이고  자리로 가서 앉으시는 모습에 그만 가슴이 아려옴을 참으며  노인의 삶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동네 뒷골목 ,

재개발이 한참인 봉천동, 달동네가 있던 그 곳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 섰지만  한쪽에 아직도 자리한  닥지닥지 붙은  작은 동네, 바로 앞에는 대로변이지만  바로 뒷켠에  60년대를 연상하게 하는 그런 동네,

2미터 되어 보이는 골목사이로  7집이  현관문을 마주보고 있어  여름에 그 골목을 지나가려면  더워서 나와 계신  할머니 ,아주머니께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하며 지나가야 된다.

 

그런데 그 곳에 80세가 넘어 보이시는 할머니 한분이 계시는데  좁은 골목에 나와 앉아 계시다가  사람들이 지나가면 벽에 바짝 붙어 길을 비켜 주신다.

조금 젊어 보이시는 분들은  그냥 앉아 있는데 유독 할머니만  언제든지 벽에 붙어 지나는 이들에게  폐를 안 끼치려고  애를 쓰신다.

그것도 고개를 돌리시면서......

인사를 하면 허리를 숙이면서 까지 답례를 하신다.

그 때마다 나의 느낌은  늙는다는 것이 무슨 죄인가?

이제 나도 얼마 안 있으면  노인네 대열에 서 있을터인데,

왠지 서글퍼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아들내외는  직장에 나가는지 언제나 할머니 혼자 계신다.

요즘같이 쌀쌀한 날씨에도  지팡이 짚고 가끔 나와 계시는데  인사를 하면 너무 반가워 하신다.

소외된  노인의 삶,

젊은이들은 나름대로 살림 꾸러 나갈려니 직장에 나가야되는 현실에 잘 해드리고 싶어도 마음뿐 , 못할때가 많아서  마음은 가시방석에 앉은듯 하겠지...

쉬운말로 노후대책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겠지만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닌 것

 

날씨도 을씨녕스럽지만 마음까지 추워옴은  계절 탓만은 아닌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