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잠을 자야 했어요 잠을 자야지만 어제의 분노도 어제의 슬픔도 기억이 나지를 않을것 같아 잠을 자야 했어요. 꿈을 꾸었어요 불 분명한 꿈이지만 내가 화를 내는것 같기도 했고 누군가에게 따지는 꿈이 였어요 눈을 떠보니 베겟잎이 축축해 손으로 쓰윽 문질러 지우려 했어요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왜 베겟잎이 흥건한지 기억이 가물가물 했어요. 어제의 분노가 어제의 슬픔이 두려운것이 아니여요. 불투명한 미래가 두려운거죠. 모르고 해냈을때는 그냥 닥치는대로 감당 했어요 이제는 그 분노의 강을 알기에 그강을 또다시 건너기가 싫은거죠. 분노의 강의 .. 나를 태우려는 나룻배와 사공을 물에 빠트리고 싶어요. 그리고 나는 아무도 없는 섬에.. 정착 하고 싶어요. 이제는 걸림돌이 없기에 말여요. 자고 일어나니 두꺼운 구름 사이로 한줄기 햇살이 비치네요. 그러다 다시 보니 희뿌연 어둠이 차양을 치고 굳게 잠근 창문도 잉크색으로 물들어 가네요. 잉크색 창문이 삐걱 거려요. 그 삐걱 대는 소리가 이상하게 날카롭게 들리네요. 어제만 해도 삐걱 대는 창문 소리가 사소하게만 들렸는데..말여요.. 또 잠을 자야 겠어요. 잠을 자야 머리속이 하얗게 백지가 될것 같기에 잠을 자야 세월이 후딱 지나 갈것 같기에 커튼 단단히 치고 문 꼭꼭 걸어 잠그고 잠을 자야 겠어요. 아!! 그래도 밥은 먹고 자야 겠네요. 자다 배고프면 잠이 깰테고 잠이 깨면 또 불안함에 부르르 떨테고 말여요. 꾸역꾸역 밥을 위장속에 밀어 넣는 제가 웃기죠??후`~~~~~ 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