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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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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버스


BY 새내기 아줌마 2004-11-10

강원도 동해의 바다를 배경삼아 출퇴근 할때면 모두가 경쟁이다.

버스가 시간마다 여러대가 있기는 하지만 막차를 탈때면 늘 경쟁이 심하다.

10시가 막차이기에 차를 놓치고 나면 택시를 타야 하기에 그 돈 아까워 복잡한

막차를 타려고 늘 기다린다. 남여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버스 안을 꽉 채우고

있다. 앞문이 열리지 않을 정도로 꽉 차 있지만, 꼭 타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밀고 들어가며

겨우 버스에 올랐다.

학생들은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서로 이야기 하느라 정신없이 재잘거렸고, 버스 기사아저씨는 많은 사람들의 재잘거림속에서도 라디오를 틀어놓으시고는 소리를 지르신다. '안으로 더 들어가요' '들어가면 될 것을 왜 렇게 앞에만 있어요?'라시며 짜증스러운 목소리다. 강원도 말투라 더더욱 퉁명스럽게 들렸다. 모두가 자기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 안정적으로 생각되었기에 움직이려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물론 차안은 서로가 조금만 움직여도 부딪치는 공간이였기에 어느누구도 먼저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공기가 부족해서 일까? 답답함이 밀려왔다. 학생들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늦은 시간에 피곤한 기색도 없이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런 맑은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았다. 꽉 들어찬 버스안은 삶의 생동감이 있어 보였고, 움직임이 있어보였다.

재잘거림속에서 혼자가 되어 버린것 처럼 멍해지기도 했다.  버스가 종착점에 도착할 때쯤  몇명의 사람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게 많고 많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썰렁한 버스안이 왼지 쓸쓸해 보였다. 살아서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이야기하고 만나고 헤어지고 그 모든 것이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모양이다.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인가보다.

만원버스속에서 몸이 지치긴 했어도 마음은 가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