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직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잠시 망설임의 기로에 선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아니면 이리 가다가 다시 저리로 가야하나?
서울대 지하철역 가까운 곳으로 회사 사무실이 이전을 한뒤 거리상은 조금 더 가까워
진듯한데 오히려 다니기는 전에 자리했던 보라매 공원쪽이 더 수월한것 같다.
보라매 방향은 선택의 여지없이 아파트 단지 마을 버스를 타고 차에서 내려
가볍게 걷다가 횡단보도 건너기전 생활 정보지가 신호등 옆에 놓여져 있어 파란
신호등으로 바뀌기 전 그안에 첫 페이지에 짧게 올려진 생활 에세이를
읽는 행복감도 느껴보고 그러다 신호가 바뀌면 20여분 골목길을 빠른 걸음으로
통과하여 사무실에 도착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마을 버스를 타고 아파트 정문 입구로 거슬러 올라가 초록색 일반 버스로
환승한뒤 내려서 다시 10여분 걷는 출근길과 또는 아파트 후문으로 내려가는 마을 버스를
타고 중간쯤 내려 다시 일반 버스로 환승하는 방법 또 하나는 마을 버스로 종점인
지하철역 까지 20여분을 가서 지하철 두정거장 지나 하차 후 5분여 걷는길이 있는데
집을 나서면 언제나 오늘은 어떤 출근길을 선택할까 주춤거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을 단풍이 짙은 요즘 그런 선택에서 조금은 자유로워 졌는데
그이유는 서울대 앞을 통과하는 일반 버스 노선이 관악산의 멋진 가을을 병풍으로 담아
차창 밖으로 잠시지만 나의 시야를 알록이는 그림으로 가득 채워주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게 출근길 맛베기로 스치듯 지나쳐 가는 가을을 아쉬워 하던차
어제 회사에서 양평을 지나 잣으로 유명한 가평으로 전체 MT를 일박이일로 다녀왔다.
가을산은 단풍과 낙엽으로 반반이었고 가는길 중간에 아침고요 수목원에 들러서
멋진 정취에 흠뻑 빠져 들었다.
모양과 색도 각각인 국화 전시회도 보고 허브향에 허브차에 목도 시원하게 호강시켜보고
다시 차에 올라 목적지인 MT장소 강물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풍경이 그림같은 언덕위
팬션에 도착하였다.
팀별로 게임도 하고 오 엑스 문제 풀이도 하고 실로 간만에 피구를 하면서
이쪽 저쪽 뛰어도 보았는데 아쉽게도 기상대 예보대로 저녁 즈음 굵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천막 지붕 아래로 비를 피하여 숯불 바베큐로 포식을 하였고 밤이 깊어지자
비도 멈춰지고 별도 초롱 떠있어 그야말로 별이 빛나는 밤에
자정이 넘어 서너시까지 모처럼 자연속에서 동료들과 화기애애 웃음꽃을 피웠다.
지는 가을은 그렇게 내 마음에 고운 추억 하나를 간직하게 하였고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어제만은 웃음이 널널한 그런 맑음의 하루였다.
비록 지는 가을이지만 가을물 흠뻑 마셨더니 와~ 배부르다~
PS---> 아침 고요 수목원 입구에 초가집이 한채있고 그 지붕 아래 그대로 옮겨
적지는 못하였지만 마음에 와 닿는 글귀가 있기에 ...
네가 나의 꽃인것은
향기가 좋아서도 아니고
네가 나의 꽃인것은
아름다움 때문만도 아니고
그저 나의 마음에 이미 오래전 부터
피어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