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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45

이게 뭔 일이랴


BY 수홍수 2004-09-09

아직은 사십대 꼬리표가 붙어 있는 우리남편

 

사람을 어째 그렇게 좋아하는지 그사람 좌우명이

가족과 함께 그리고  이웃도 함께 입니다

 

남편과 함께 한 오붓한 여행 이라면 신혼여행이 전부인데

다른 사람과는 퍽 하면 짐을 꾸리는겁니다

물론 우리가족도 포함이 되지만  나는 어디 그렇습니까

우리 가족끼리 오손도손  조용하게 보내고 싶죠

 

그런데 남자들 이상하대요

첨 본 사람인데 말 몇 마디 하면 그냥 친구가 되는겁니다

 

우리 남편이 사람 다음으로 좋아하는것은  물에서 고기잡이 하는것인데  투망 던지기  다슬기 잡기 어항 놓기  훌치기 ㅡ ㅡ ㅡ 등등 뭐 이런 저런 이름이 많더구만요  내가 보기엔 낚시 도구가 그게 그것 같은데 별별게 많데요

 

사람 좋아하지 물 좋아하지 무슨 수를 내야했습니다

당신 자꾸 이러면 낚시 가방 온전하게 자리 보전 못할줄알아

버리기만 해봐

누가 버린데 낚시 가방이 이사 가고 싶다고 한댔지

 

사람이란 자꾸 똑같은 소릴 들으면 무뎌지게 돼있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자  내가 심심해서 하는 소리로 듣더군요

때는 무르익었습니다

조금 아깝긴 했지만 가족의 미래를 위해서 두눈을 질끈 감고

버렸습니다   혹시 모를 나중을 위해  다버리면 안될것 같아 둥그렇게 생긴 것 하나는 남겨 뒀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지나는 말로

그 가방 이사 갔어 걔가 우리집이 싫대

싱겁긴 가방이 어떻게 이사를 가냐

 

여보 00일 0요일 00가 낚시 가재

드디어 문제의 그날이 정해졌습니다

어떻게 이일을 수습해야할지 궁리 끝에 싸움을 걸기로했습니다

낚시대와 가방을 버린것보다 더 큰 사건을 만들기로 하고

긁고 긁고  또 긁었는데 별 반응없이 그날이 왔습니다

 

여보 여기 있던 가방 어디다 놨어  이상하네 어디다 숨겨 논거야

될 수 있는대로 남편에게서 멀리 떨어진 상태로 

버렸다고 했잖아  남 말 할때 어디갔다 왔어

남편은 내 말은 듣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찾고만 있습니다

여보 어디다 뒀냐니까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출입문 앞에서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그거 이사 갔다니깐  내가 전번에 말 했잖아  큰 소리 치지마 애들 놀래  몇 번이나 말 할땐 가만있다가 지금 찾으면 어떡하냐

 

 말은 하지만 무지하게 덥고  손엔 땀 이 다 나더라구요 내킨 김에 

 

어머니가 버려도 된다고 했어 난 허락 받았으니까  뭐라고 할려면 어머니 한테 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불안해지대요  살짝 안을 들여다 보니까 멍 하니 서 있다가 시계를 한번 보더니 투망을 들고 휙 나가며

이따가 보자

그래 봐 내가 뭘 어쨌는데 난 어머니 말 들었을뿐니네

 

관운장 눈을하고 들어올 남편을 기다린 나에게 웃으면서 들어온 그이는  내게

 좋아 해보자 이거지 지금지면 도로 아미타불이다 가는데 까지 가보는거야 재무장을 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웬일이야 이따가 보자더니

 그동안 당신 말이 맞는것은 알았는데  가방을 보면 참을 수 가 있어야지 가방도 이사를 갔으니 참아볼께  그거 진짜로 버렸어도 할 수없지  ㅡㅡㅡ

 

 어 고단수다 이거지 근데 미안해서

어쩌나 속으로생각했습니다

 

근데 그거 진짜로 버렸냐

응   진짜지 그럼 가짜로 버리는 것도 있어

그래 잘했어  아깝지만 참아보자

당신 정말 괞찮아  나한테 뭐 할말 없어

응 괞찮아 당신 잘했어

 

이게 뭔일이랴  지붕이 들썩들썩 할 줄 알았는데 너무 조용하게 넘어가니 큰 일은 나한테 났습니다

뒤통수가 쾅 하고 울리면서 심봉사 눈 뜰때 이랬을까 요 눈이 번쩍 뜨이면서  귀가 확 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몇년을 지나면서 여러가지 일이 있었고

남편은 고기 잡이 놀이를 잘 참아 줬지만 여전히 여행은 다른사람 과  함께 다녀야 했습니다 

더운여름 잘 넘기고 찾아온 가을 아침에  남편은 나에게 밀렸던 숙제를 다시 내려고 합니다

 

 여보 ㅇㅇ  ㅇㅇ  ㅡㅡ ㅣㅣ 가  낚시 가자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