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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4-09-02

벌써 풀잎이 짙어지는 봄

옥이는 불러진 배에 다리까지 부어서 아침이면 눈도 안떨어지고 걸을수 조차 없다

막달이라 더 그렇다

아침도 오후가 되어서야 눈도 떨어지고 해서 밥을 먹을수 있다

그렇게 옥이는 엄마되는 길을 톡톡히 걷는다

입이 아프고 고름과 피가 섞여 나와 흘러도 울기만 할뿐 소리를 내지는 않는다

"언니 오늘 아침 먹지말고 병원 와바 알았지 엄마하고 같이 와"
여동생이 다니는 병원에 오라는 동생의 말이다

"응 알았어 가면 오늘 애가 낳는거니?"

"그건 몰라 검사 해보고 왜 늦는건지 아님 날짜가 잘못된건지 알아봐야 하니까"
아침에 출근하면서 동생이 말하고 간것이다

옥이는 겁도 나고 걱정도 된다

아파도 참고 잠을 못자도 배가 아파도 병원도 약도 모든걸 다 버리고 애기만을 위해서 참고 여기까지 왔는데 정말 잘못된거면 ..........

옥이는 눈물이 난다

어떻게 살아온 세월인가

창자가 끊어지는 그 아픔도 그 착한 신랑의 힘으로 참아왔고 입덧에 돈이 없어 멀찌기 보기만 해도 먹고픔이 잠시 사라졌던 추억의 크림빵

배가 너무 불러 돌아 누울수 없을때 신랑이 먼저 배를 돌리고 그제서야 옥이는 몸을 돌리고 베게를 배 밑에 받치고 그제야 잠이들고 그래야 신랑도 잠들고 참외가 먹고싶지만 돈이 없어서 친정 개똥참외가 또랑위에 달린걸 엄마가 막내 딸 몰래 참외 잎으로 가려서 노랗게 익을때까지 기다렸다가 옥이 가 혼자 있을때면 따주며 먹으라던 그 맛

막내 동생이 학교 갓다 와사 찾아보고 울고불고 하던 그 모든것들

호떡을 먹고싶어 그여름에 신랑이 10개를 어디서 사왔는지 따뜻하던 그 호떡을 옥이는 혹여 신랑이 하나라도 먹을까바 벽을 보고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꾸역 꾸역 먹던 그 맛 하나도 잊은건 없고 옥이 얼굴에 눈물이 흐른다

어린시절 힘겹게 살던 옥이

그 옥이가 이제 한 아이의 엄마 되기 위해 병원엘 간다

"자 그 옷벗고 이거 입고 나오세요 검사 해야 하니까 그리고 쇠붙이 다 빼세요"
"저기요 여기 저기 저~"
"아 다벗어요 속옷도"
"네~"
"뒤로 옆으로 더 구부리세요 됐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네 좋습니다 한번더요 숨참으시고 네 쉬세요 다리 벌리시구요 네 더 벌려요 참으세요 네 됐습니다

이제 내려오시고 옷 갈아입으세요 "

옥이는 챙피함으로 얼굴이 벌게지고 무거운 배에 혼자 뒤로 앞으로 옆으로 하자니 신랑 생각이 절로 난다

"아~검사결과론 수술을 해야 할것 같군요 골반이 벌어지지도 않고 태아가 내려가지도 않고있어요 낼 아침일찍 굶고 오세요"
수술 ,,,,,,,,,,수술

(내가 수술을 애기도 못낳고 돈도 없는데 그사람이 버는건 안되는데)

옥이는 걱정이다

(난 병이 있어서 상처가나면 더 아프고 낫지도 않고 덧나는데 어쩌지 )

이것저것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다

"엄마 어떻하지? 수술하라니"

"그러게 남들 다 잘낳고 살더만 넌 왜그러니? 이구 돈은 있냐 ? ㅇ 서방한테 전화나 해라 "
보태지도 못하고 머라 말을 할수 없는 엄만 고개만 숙이고 말도 조용히 하신다

보태주지 못하는 엄만 못내 미안함에 방문을 열고 어둑어둑한 밤길을 한쪽발을 질~질~끌며 나가는 소리가 멀어진다

엄마 나간 뒤 방문사이로 밤 하늘 별이 총총하다

"옥아 인나라 밥먹고 병원가야지 아니 밥 먹지말랫지 눈은 떠지냐?여기 수건에 물 적셔 왔다 문지르고 가자 "
"응"

"엄마 나 왜 이런거지 살만하니깐 아프고 사랑 받을만 하니깐 애기 못낳고 왜 나만 이런거야 내가 누구한테 머 바란적도 없고 내가 남 해친적도 없는데 도대체 누가 날 자꾸만 이러는거야 엄마 나 속상해 "

"옥아 이에미가 미안하다 부모 잘 못만나서 니가 고생이다 없이 살아도 신랑 잘 만나서 걱정 없다 했는데 이렇구나 그래도 머 별일이야 생기것냐 울지마라 눈 더 붓는다 머리도 아프고 오늘가서 애가 낳야 하는데 신경쓰면 안좋다 울지마라 응 너만 애가 못낳냐 가보면 많을게다 울지마라 옥아"
엄만 옥이 들을 쓸어준다

손바닥이 거칠거칠해져서 옥이 옷이 엄마 손바닥에 걸려 내려간다

"엄마 으으응~엉"
"왜그래 응?엄마 될애가 아침에 그만 울어라 응? 어여 가자 눈물닦고 "
엄마도 울며 못내 일어선다

'3층으로 가세요 "

"이제 5층으로 가서 옷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기다리세요"

"자 ~다리벌리고 검사해야 하니까 참으세요 산모님 임산복 끈을 푸세요 여기선 갠찮아요 네~잘하십니다"

"조금있으면 선생님이 보시고 수술들어갑니다

걱정마세요"

"음 이럴줄 알았음 좀더일찍 수술 하는건데"
"빨리 해줘요 준비 "
"네~"

"옥아 걱정마라 에미가 여기 있을테니 알았지 금방 한단다 애기도 건강하댜"
"언니 나 왓다 환자가 많질 않아서 와봣어 어때 ?기분? 아무일 없어 요새 수술 하는 산모 많아 생각보다 선생님한테 물어보니까 금방 끝나고 잘 될거래 알았지 형부한테도 연락했어 근무 끝나고 바로 내려 오신데 언니 ? 한숨 자면 끝날거야 잘해 알았지?"
"수술 들어갑니다 산모는 그대로 계세요 침대채 가니까 가만 계세요 "
스르르 침대가 미끄러져 들어간다

엄마 얼굴이 멀어지고 동생 얼굴도 안보인다

밝은 빛과 푸른 두건을 쓴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쇳 소리가 나는 기구들 ..

"다리 올리고 편히 계세요 금방 합니다"

"제 말 들리시나요 하나 둘 셋"
"....................................."

꽃향기에 옥이는 정신이 든다 창가에 하나가득 밤 안개 꽃

옥이가 마취에서 생각하길 두아름은 되어보일듯한 안개꽃

누굴까 누가 내가 좋아하는꽃을 사다 여기다 놨을까 가물가물 요리요리 한 꽃 ........알알이 작은 꽃 하얀꽃 사이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더 푸르러서 알갱이 꽃알이 더 이쁘단 말을 한 옥이가 그 꽃에 입이 벌어진다 

"정신 들어요 눈떠보세요 수술 잘됐어요 애기도 건강하구요 아들입니다 3.5kg이구요 정상입니다 눈떠보세요 "
"언니 나 보여? 아들이래 잘생겻어 형부 닮은것 같아 엄마가 글쎄 언니 아들낳다고 좋아서 나 근무하는델 내려와서 좋아라 하더니 올라가는길을 잊어버려서 빙글빙글 돌다가 다시 나한테 왔다는거 아냐 내가 미처 엄마 때문에 형부도 오셧어 저 꽃 형부가 춘천에있는 안개꽃 다 찾아서 사 왔데 이쁘지 언니?지금 화장실 가셧어 "

"옥이야 잘했다 아프냐 아범이 좋아하더라 ㅎㅎㅎㅎ 나두 좋다 "

'어라 눈떳네 미안해 옆에 못있어서 꽃집 찾아서 꽃사느라 늦었어 꽃 봤어? 백합도 사왔는데 병원에선 향기가 짙다고 안된다고 해서 처제가 근무하느데 갔고 갔어 많이 아프지? 배 아퍼?"

하루종일 말이 없던 옥이가 말을한다

"애가 손가락 발가락 봤어요? 아우 나 배 많이 아퍼 그리고 밑에가 끈적 끝적해"
"알았어 내가 볼께  처제가 그러는데 피가 밑으로 나온데 그래서 그래 시트가 젖엇어 갈아줄께 ""

"아우 아냐 나 못움직여 그냥 놔둬 그럼  아파서 안되 그리고 배위에 머가 잇어 머야?"

"으~응 모래 주머니래 수술자리 터지지 말라고 올려놨데 하루만 잇음 내려 놓는데 그러니까 참어 알았지?"
옥이 얼굴이 일그러지고 그에 따라 신랑도 어'쩔줄 몰라한다

엄마도 옆에서 안쓰러워 어찌 할줄 모르고 옆에 보호자들과 산모들도 처다본다

'애가 봤어요?누구 닮앗어? 이뻐? 얌전해?"
'어찌 알어 이제 태어난걸 수술해서 그런지 얼굴이 허연게 둥글한게 잘 생겻더라 "

"ㅎㅎㅎㅎ 나두 봤는데 잘 생겻어 자식 근데 말야 나보고 대번에 울더라 난 지보러 웃으며 갔는데 보자마자 울더라고 이렇게말야  응애~응~앙~앙~"

'정말 ㅎㅎㅎ 아고 배야 아우 배아 웃기지마 배야 배야 "
"알았어 웃지마 아무말 안할테니까 웃지마 알았지 "
신랑이 그렇게 좋아하는걸 첨본다

신혼때 자기 장가간걸 으시대는양 옥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으기양양하게 친구들 집들이 백일 결혼 등등........데리고 다니던 그때 그 으기 양양하곤 정말 다르다 저렇게 좋은걸 내가 오래 살아서 저렇게 좋아하는걸 오래 봐야 하는데  저 사람 나 아니면 안되는데 이제 애기까지 있으니 내가 건강해져야 하는데 옥이 생각중에도 신랑은 연신 왔다 갔다 혼자 애기 아빠 된것모양 입이 다물어지지않고 아무거나 도와주고 여기저기 산모들 보호자 노릇도 하고 옥이 기저귀도 갈아주고 바쁘다

"이 사람아 챙피하지도 않나 그렇게 다니게 남들이 욕하네 여기 애기 아빠 안된 사람있나 보게 자네 보다 먼저 애기 아빠 된사람들이네 "
그러자 여기저기서 웃는다

'놔두십시요 저두 그랬습니다 둘짼데두요 하하하하하하  보기 좋습니다 아주머니도 좋죠? 사위가 얼굴이 잘 생기셧습니다 애기도 인물이 좋겟는데요 "
병실이 웃음소리에 해가 넘어간다

'옥아 사랑해 정말로 그리고 아들 낳아줘서 고마워 내가 열심히 돈 많이 벌을께 걱정 하지마 응 그리고 얼른 낳아서 집에 가자 "

옥이 신랑이 옥이 아픈얼굴에 대고 속삭인다

옥이도 웃는다

어느새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아픈 와중에도 신랑손은 항상 따뜻하고 정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