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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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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BY momojaang 2004-09-01

시아버님 방에 초인종을 달기로 했다.
'제가 필요하실때 이 초인종을 누르세요.'
시아버님 방은 이층에 있었다.
'얘 필요없다. 네가 누르고 내가 듣기로 하자.'
생각해보니 그것도 괜찮은 제안이었다.
좋다. 내가 누르자.
자 누른다구요.
초인종 소리는 지지배배 새소리를 낸다.
'진지 잡수세요.'는 한번.
'전화 받으세요.'는 두번.
'과일 잡수세요.'는 세번.
거 재미있다.
한번은 커피 한잔...?
이런 메세지는 어떻게 보내는가 궁리했다.
여러번 눌렀다.
어리둥절하신 시아버님.
'왜~~~애...?'
새소리 리듬에 맞추어 뒷꼬리가 길게 질문을 하셨다.
'커어~~피이...?'
나도 뒷꼬리가 길게 질문이 나갈수 밖에...
 
시아버님이 내려오셨다.
'너 지금 뭐랜거야.'
'일단 장단은 맞아야 하니깐요.'
시아버님과 나는 마주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내내 웃었다.
'나는 너와 이런 커피타임 갖는게 너무 좋아.혼자 마시는거 재미없어.'
'그럼 앞으론 지지배배가 네번이면 커피 타임인거예요.'
'오오케이.'
 
저녁에 들어온 남편에게 시아버님이 낮에 일을 말씀하시며
아버님과 내가 얼마나 격의없고 친근감가는 생활을 하는가를
자랑하셨다.
'내가 이렇게 재미있는 며느리랑 산다.'
하셨는데 남편의 반응은 시쿤둥했다.
'버르장머리 없이 왜 그래? 초인종 누르지 말고 올라가서
말씀 드려야지.'
 
일렀다. 고자질했다.
영원한 내 펜인 시아버님께...
'에비야 나는 초인종 소리 듣는게 너무 좋다.그냥 둬라.'
 
시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초인종을 두고 나왔다.
마지막으로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지배배.....눌렀다.
커어~~~피이....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