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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에 올린 글인데 이 글만은 여기에도 올리고 싶어서


BY 운주산야풍 2004-06-19

 신병 훈련중 고3 동생에게...    [내 아이 교육방법]    수정하기   삭제하기  공개
2004년 06월 19일 19:38:00

03년1월2일 입대한 큰아들이 고3이 된 동생에게 두통의 편지를 보내 왔었지요

글 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 녀석으론 파격적인 일이었지요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문형이에게

잘 지내냐, 요즘 많이 바쁘지? 아니다. 이편지를 볼때 쯤이면 성당일도 끝나고 학교에서 보충수업만 하고 있겠구나. 어때, 성당일 끝내니까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지?

잘 안된일 있더라도 너무 후회하고 아쉬워하지 말고 좋은 추억으로 간직해라. 이제 너두

수능레이스에 뛰어 들었는데 어때? 공부는 잘 되는거 같아?

이렇게 물어보면 당연히 잘 모르겠지. 지금 이렇게 하는게 잘 하는건지 어쩐지,

지금 하고있는 과정이 어떤지는 결과가 나와봐야 평가 할 수 있는 거니까. 그치?

그래두 내가 지금 어떻게 계획을 세워서 그 계획에 맞춰 공부를 잘 하고 있는가를 생각 하면서 하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거다.

거듭 말 하지만, 계획을 세워서 공부 하는게 중요하다. 계획 이라고 해서 거창할 건 없고,

무슨요일 몇시부터 몇시까지는 어느과목을 공부 하겠다. 어떤과목은 매일 하는것도 있겠지+어느과목은 정리를 하겠다. (수업시간에 필기 한거랑 문제집을 위주로)

또는 어느과목은 문제집을 정리 하겠다. 머 그런식이야.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나는 수학은 매일 야자2교시에 공통수학 문제집을 푼다. 일반사회는 수업 들은 요일 야자1교시에 정리를 하고, 문제도 푼다. 이런식으로 했어.

이제 한 10개월, 11개월정도, 아니다 10개월정도 남았구나 열심히 해서 꼭 신학교 가구, 너무 부담 갖지말구.

오늘은 이만 쓴다. 규칙적인 생활하구 건강해라  03,1,13.

*난 이편지 보면서 울었답니다  이렇게 계획 세워서 하는 줄 몰랐었거든요 아들한테 넘 고맙고 감사하고...힘들게 공부 하면서도 불평 한 마디 안 하고 어렵다는 내색도 안 하고

 장하고 기특한 놈...*

 

또 한통의 편지 입니다

문형아

잘 있냐. 오늘은 설 연휴라 집에 있겠구나. 형도 오늘은 훈련 안 받고 쉰다. 군대에선 빨간날 꼭꼭 챙기더라. 형은 지금 머리 깍았다. 빡빡 밀었어. 거울보고 있으면 웃긴다.

아빠 중국 가신동안 고생 많이했지? 정말 대견하다. 소 밥주고 학교 다니기 힘들었을텐데...  여기서, 처음엔 마음이 무지 편했어. 몸도 그다지 힘들지 않았고, 근데 요즘엔 훈련을 계속 받으면서 몸도 피곤해지고 , 엊그제는 옛날 생각이 자꾸 나더라. 괜히 사람들 보고싶고... 참, 엄마한테 물어봐서 준모형 주소 좀 알려주라. 옛날에 준모형이랑 도둑고양이 하던거 생각나지? 정말 재밌었는데.

넌 지금 머 하고 있을지 궁금해 진다 갑자기.

엄마는 낼 모레 여행 준비하시랴 차례 준비 하시랴 가게 보시랴 바쁘시겠지. 아빠도 바쁘실테고... 성당 얘들은 잘 있는지 모르겠다. 디카랑 컴퓨터는 고장 안 나고 잘 돌아가지?

아~~~ 다리아파. 여기선 앉아있는 것도 힘들다. 계속 양반다리 하고 있어야 되거든.

내일 큰아버지께 세배 새배? 세배? 세배가 맞는거 같다. 글을 하도 안 쓰다 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구나. 세배 잘 드리고, 엄마랑 아빠께도 세배하고, 내 몫까지 니가 잘해^ ^.

아, 오늘 건빵이랑 맛스타 나오는 날이다. 어제는 찹쌀떡도 먹었어. 크아, 여기선 군것질이 없어.

그래서 가끔씩 나오는 건빵이나 성당가면 하나씩 주는 쵸코파이가 그렇게 맛 있을 수가없다. 이제 2주정도만 훈련 받으면 여기 신병교육대 퇴소한다. 그럼 형도 이제 이등병 되는거야. 짝대기 하나.

100일휴가는 4월초나 중순쯤에 갈거 같다.

지금 먹고 싶은 건 봉비라면 . 여기서 가끔 라면이 나오는데, 컵라면 450원짜린가 그거다 물도 별로 안 뜨거워서 별로 맛이 없어. 그나마 라면 이라구 맛 있게 먹는 편이지.

이제 머리 다 깎았다. 30명이 한꺼번에 깍으니까 시간이 많이 걸려. 훈련소에선 보통 70여명이 함께 움직이고, 300명 정도가 같은 일을할때 (ex 밥 먹을때) 도 많으니까 별로 하는 일이 없어도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오늘은 손톱도 깍아야 겠다 금방금방 자란다.

오늘은 이만 써야겠다. 설 잘 보내고 학교생활 잘 해라.  03,1,31.

* 이런 내용의 편지도 동생 이니까 같은 남자 이니까 보낸것이지 부모한테는 늘 잘 있다는 내용의 편지 뿐입니다  난 이편지 보는데 미칠뻔 했습니다 이놈 먹고싶은것도 맘 대로 못 먹고 그렇다고 내가 사 들고 갈수도 없고 100일휴가 나왔다 가기전에는 면회도 안 되지요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라의 부름받고 가서 이렇게 맘 고생 하는데 양심적 병역거부가 어쨌다고요???

누구아들은 양심불량이라서 군대 갔습니까???

대체 근무라니요???

무엇이 자유 없는 군대와 대체근무가 될런지요???

울아들이 했던 말

크게 힘들거나 그런건 모르겠는데 자유 자유 자유가 없다는게

젤 힘 들답니다

그런데

대체근무가 타당이나 합니까???

또 한 아들이 남아 있습니다요

불공평한 처사는 없어야 합니다

어~~~~~~~~휴 열뻗쳐 죽겠습니다

대학 기숙사에서 찍은 사진 입니다

작년여름 휴가 나왔다 귀대 하면서 마당에 세워놓고...

열번째 아들 만난 날 상병 달았다고 어찌나 좋아 하던지 계속 계급장만 보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