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총선때마다 남편은 꼭 나하고 뭔가를 마출려고 한다.
"어이 마누라! 누구 찍을라카노?"
"남이사~ "
"에이 그래도 갈켜주야재"
"뭐라캅니꺼, 민주사회에 비밀투표 모르능교?"
"이사람아, 그래도 한 이불 덮고 한 솥밥을 묵는데 죽이 맞아야 안되겄나"
처음에는 욱박지르듯이 묻다가 차츰 목소리를 낮추어 내 눈치를
보는데, 그럴수록 나는 목에 힘이 더 들어간다.
지나간 몇번의 대선 때마다 본인이 선택할려는 후보를 찍으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나를 채근하더니 막상 그 후보가
당선되고나면 한 달 쯤 지나면서부터 테레비에 나오면
"에이 영.. 쯥" 하며 채널을 돌린다.
"도장 찍은 손가락 자르면 되겄네"
"뭐? 이사람이, 차츰 잘하겠지 .."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뉴스시간만 되면
채널을 이리저리...결국 나는 방에 있는 테레비 앞으로 가 버린다.
이번 총선에는 남편과 한 통속이 되었다.
미적거리며 누워서 책만 읽고있는 나에게 빨리 투표장으로 가잔다.
'주민등록증 챙겨라이" 워낙 건망증이 심한 마누라가 행여 빈손으로
가서 허탕칠까봐 불안한가보다.
투표장앞에서 남편은 나를 돌아보며 "됐나?"
뭐가 됐나고? 자기하고 같은 후보를 찍으라는 말이겠지 싶어
"알았어예. 찍고 나오면 맛있는거 사 줄끼라예?"
"하모"
이렇게 우리 부부는 투표를 마치고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동생하고 퍼뜩 투표하러 가거래이. 너거들 누구 찍을끼고?"
"그건 왜 물어보세요? 알아서 찍습니다"
"야 그래도 @#$@#$$% 찍지 말거라"
"아이 참! 엄마는 민주사회인거 모르세요? 우리가 알아서 찍는다니까요"
남편이 나에게 하듯이 나도 똑같이 아이들에게 하고있었다.
옆에있던 남편이 한마디 거든다.
"마누라야, 저거 알아서 찍거로 가만 있거래이 니가 와 그라노"
치, 사돈 넘 말 하고있네.
이번에 당선된 국회위원들에게 말하고싶다.
이 나라의 대통령도 단임이고, 지차체장이나 시도,의원들도 재선으로 끝나는데
왜 국회위원은 재선, 3선 ,4선...끝이없는지. 그리고 왜 정년도 no?
일반기업에서는 삼팔선이니.오륙도니 하는데....
국회의원은 하얀머리 파뿌리가 되어도, 혀가 구부려져 말이 헛 나와도 왜 계속
해먹는지 알수가 없다. 10선의 문턱에 걸려 하차한 의원님도 있다.
이번에는 초선의원이 많이 당선되었다지만 그 사람들도
자리에 욕심을 내면 엉덩이가 무거워져서 들어낼 생각을 안 할건 기증사실이다.
발이 빠지면 다시 빼내기는 힘든게
여태 껏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이니까.
이참에 개혁할려면 국회부터 했으면 한다.
국회의원도 정년제로 하고 재선이상은 출마를 아예 못하게
법을 만들었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