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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59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BY Dream 2004-04-17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말이지... 
 낮으막한 산 밑으로 감나무가 두런두런 서있는 동네가 좋겠어.
 맑은 물이 재잘재잘 흐르는 도랑두 있고.
 빛이 잘 드는 얌전한 터에다가

 흙별돌을 쌓고
 소나무 서까래를 올려서

 초가삼간을 짓는기야.

 

 그리구설랑 텃밭에 고추 마늘 심구
 무 배추 상추, 아! 참깨 들깨도 심구
 콩이며 팥도 심는기야.
 무공해루다가 길러서
 우리두 먹구 애들두 주구
 이쁜사람있으믄 나눠두 주구..

 

편안한 친구가 놀러 오면
참깨도 한됫박 싸 주구.
 
좋겠지? 정말 좋겠지?

 

 웰빙족 ,웰빙족 요새 유행 하잖어.
 
웰빙족이 뭐 별거여?

맑은 공기에 맑은물에  무공해 먹을 거리에
정신까지 맑고 건강하게 살면 되는거 아니겄어?

 

그러자구...
마당 가득 푸른하늘을 들여놓고
초가지붕에 박덩굴 올리고
녹양푼에 수수엿 녹여 먹으며
누가 말했던것 처럼 이름없는 여인과 그남편이 되어
 조용 조용 사는 기야.

 좋겠지? 정말 좋겠지?"

 

남편은 그럴 뜻이 없는가 봅니다.

 

왜냐면

저희 남편은 모기를 싫어하거든요. ^^

시골에 모기 많은건 시골 출신인 제가
한 100번쯤 말해줬기 때문에
서울내기 남편도 그건 잘 안답니다.

 

"신경 쓰지 말구 있어. 열심히 일할테니.
 내가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다 줄께."

 

일년여간 실직상태에 있던 남편이
서울로 돈벌러 가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저는 '사모님'이라는 낱말을 싫어 합니다.
이말을 내 입으로 써 본일이 없습니다.

 

결혼전 직장생활을 할때
부서장 부인을 '아주머님'이라고 불렀다가
그 컴플렉스 많은 부장한테 주의를 받은일도 있었지요.

부장 부인이 왜 사모님일까?
내가 사회성이 부족한가?

 

사모님, 얼굴엔 두꺼운 화장이 번뜩번뜩 칠해져 있고
진주목걸이를 주렁주렁 걸고
풍뎅이만한 보석반지를 끼고 기우뚱 기우뚱 걸어 가는
기세 등등한 중년 여인,
왠일인지  사모님이라는 호칭이 그런 여자에게 딱 맞을것같은
느낌때문입니다. 저는.

 

해서  저는 그 사모님이라는 단어를 쓰지도 못하고
듣는것도 싫어하지요.

 

그러니
그저 고구마 감자 옥수수나 심어 먹고
닭모이나 뿌려주면서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살고 싶을 밖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