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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검침.


BY 덜렁이 2004-04-17

오늘 울신랑이 집에 잠깐 있게 되었다.

가스검침이 있었나 보다.

마침 밸브가 낡아 있는지라, 그렇지 않아도 도시가스공사에 전화

를 할려고 벼르고 있는 중이었다.

저녁때 집에 왔더니 밸브가 교환되어 있었다.

아줌마가 가스검침을 나왔길래, 바꿔달라고 했더니,

어디를 전화해서는 남자분이 와서 교환해 주었다고 했다.

 

울 딸내미가 울부부가 하는 말을 열심히 듣더니,

대화에 끼어 들었다.

"엄마 검침이 뭐야?"

내 장난끼가 발동했다.

"응, 금빛 나는 이불 덮고 같이 자는 게 금침이야."

울딸내미 아는 척을 한다.

"그럼 아빠하고 아줌마하고 그랬단 말야?"

 

졸지에 이상해져 버린 울신랑, 왈

"가스 검침이라니깐, 아줌마가 가스검침 하러 왔어!"

 

울딸내미가 그런 말이 들어 올리가 없다.

 

쇼파에 누워있는 아빠에게 달려가더니,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밟고 꼬집는다.

 

졸지에 당한 울신랑

변명도 하지 않고 웃기만 한다.

 

이젠 한 명도 모자라, 두 여자에게 당하고 사는 울신랑

삶이 참 피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