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줄무늬 들어간 타이로 할까?
아니야 봄이니까 잔잔한 꽃무늬가 어울릴것 같아
아냐 아냐 그래도 점잖은 감색에 줄무늬가 무난할거야~~
그래 이거로 하자~~
지난날 풍경이었다
내것 하나 욕심부려 장만하는것 보다 왜 그리 아이 아빠것에 연연해 했던 것일까?
아침이면 옷장을 열어 반듯하게 다림질한 와이셔츠에 어울릴 타이를 골라
침대위에 올려 놓고 그것을 잘 차려 입고 출근하는 그모습이 너무도 보기 좋아서
11층 베란다에서 출근하는 아이 아빠의 뒷모습만 가만 바라 보아도 왜 그리도 가슴이
콩닥거리며 행복했을까?
다 부질없는 짓(?) 그랬을까?
엇저녁 늦은 밤 대학에서 MT 다녀온 뒷이야기에 한참을 재잘거리던 딸아이는 피곤에 지쳐
잠이들고 난 내용도 잘 연결 안되는 케이블 TV 프로그램에 그냥 무심히 멍한 시선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그런데 그 늦은밤 딩동 딩동~~
잠시 놀라 인터폰으로 밖을 살펴보니 뜻밖에 아이 아빠였다.
열어 줘야해 말아야 해?
본인도 괴로운 생활인지 수척한 얼굴이 비춰진다
아~~~~~~~~~~~~~~~
어쩌다 이런 세월을 사는 것일까?
달칵~
왠일이야?
응 옷을 좀 가지고 가려고~
무슨옷을 가지러 온건데?
응~ 와이셔츠하고 양복...
이미 작년 여름 이집으로 이사오면서 모든 흔적을 떨구었었다.
혼자서 십년도 넘은 집에 묶은 살림을 정리하면서 수십장의 와이셔츠도, 춘하추동 양복도
그렇게 다 ~~~
그런데 유일하게 남은 흔적
수십장의 넥타이 어쩌면 백여장이 넘을 지도 모른다.
쇼핑백 가득한 넥타이!!!
한장 한장마다 지난날 좋았던 시절에 나의 사랑과 관심이 물씬 거리고 있었다.
넥타이 한장 고르기 위하여 백화점 매장에서 아이 아빠 의 모습을 그리며
정성들여 고른 타이에 핸섬한 모습을 더하기 하면서 참으로 기쁜 미소를 지었을게다
20년 결혼 생활
20년간의 흔적
넥타이!
옷장을 열어 셔츠가 혹 남아 있는지 아니면 양복 한벌이라도 어느 구석지에 혹 끼어
있지는 않은지 살펴 보았다.
그러나 셔츠도 양복도 보이지 않고
딸아이와 나의 긴코트 걸려진 사이에 세탁소 비닐 껍질도 안벗어진 체크무늬 양복바지
한장과 쇼핑백 그득한 넥타이만이...
냉정하게 이것뿐이야 ~~
아이 아빠에게 퉁명스레 타이가 담긴 쇼핑백을 밀어주며
어서가~~
아이 아빠 우둑커니 섰더니 한마디 건넨다.
커피한잔 줘라 그래도~~~
커피 한잔!
그 늦은 야심한 밤에 커피 한잔을 건네며 가슴 한켠이 미어져 왔다.
왜 이렇게 된것일까?
찻잔을 덩그렁 건네주는데
뒤돌아 눈물이 핑~~~
본인 스스로도 미안했음인지 한잔의 커피도 마음 편하게 들이키지 못하고
그길로 그밤에 가버렸다.
3분의 1정도 남겨진 커피를 싱크대 배수구에 쏟아 부으며
결코 냉냉하지 못한 나의 여린 마음은 순간적으로 다시금 울컥...
바보 난 바보!!!
사랑? 미련? 이미 그런것은 나에게 없음인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