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조선 팔도만하게 넙데데하고 볼기 한짝은 돼지 궁뎅이 마냥 실해서 투두둑 두두리니 털렁털렁하다.
아이가 죽을상을 해서 징징거리며 엄마 손에 끌려들어온다.
"파마해주세요" 아이 머리를 보니 스포츠를 갓 지나온 새싹만한 머리길이다.
속으로 생각하길 저머리 말려면 땀깨나 흘려야겠다..
덩치가 하두 커서 도대체 몇학년이나 되느냐고 물어보니 2학년인데 한 오학년이나 육학년은 되어보인다고한다.
아닌게 아니라 나두 속으로는 저렇게 큰 아이한테 무슨 파마를 시키냐고 생각했다.
그 동안에도 아이는 "파마하기싫어 파마하기싫어" 우는소리로 노래를 한다.
자그마하고 이쁘장하니 유치원 또래 정도나 되어야 앞머리가 굽술한게 귀엽지.커다란것이 수염만 안 났지 아저씨만한 아이한테 무슨 파마를 해줄려고하는지
목소리 높여가며 싸우는 엄마가 안쓰러워서 "아이가 싫다고 하니 머리나 다듬어주세요"해도 엄마는 막무가내다.
아이는 대성통곡을 하며 의자에 앉지않을려고 버티고 있다.
다른 손님들도 계신데 모자지간이 하두 시끌벅적해서 중재에 나섰다.
우리아들도 이마가 좁아서 어려서 파마를 해줬는데 나중에 커서 얘기하는데 파마하고 유치원가기가 부끄러웠다고 하더라..예를 들어가며 말려도 마이동풍 쇠귀에 경읽기다.
그러니 어쪄랴..
아이를 잡아다가 억지로 의자위에 앉히고 작업에 들어가려고 하니 발버둥이다.
엄마가 파마 하기 싫은 이유를 조목조목 대란다.
아이는 징징 울어가며 파마가 하기 싫으니까 하기싫지 이유가 어디있어?
싸움은 끝날 기미가 안 보이고 기다리는 손님도 있고해서 이번 한번만 파마하고 다음엔 파마하기 싫은 이유를 잘 생각해서 엄마한테 말씀드려 오늘과 같은 경우를 당하지 말라고 차근차근 얘기하니 울어가며 머리를 들이댄다.
앞 머리를 드라이 한것처럼 굽술하게 하는것이 아니라 할머니들 머리에 마는 제일 가는 롯드로 말아달라고 해서 쫀쫀이 가늘게 말고는 보자기 까지 들러씌우고 아이를 달래러 둘이서 햄버거 사러 나갔다.
남아있는 손님들이 두 모자의 팽팽한 전쟁을 보며 한 입 가져도 두 마디씩 한다
요즘 엄마 극성이라는 사람도 있고 아이가 드세다는 사람도 있다.
한 시간쯤 지나 햄버거를 먹고 왔는지 아이 기분이 조금 좋아져서 들어왔다.
중화제를 뿌리는데 "아줌마 나 파마 안해야 되는 이유가 생각났어요"한다.
"그럼 아줌마 한테 얘기해볼래?"하니 "첫번째는요 머리가 꾸불거리면 챙피하구요
두번째는 아이들이 놀리구요 세번째는요 아무데도 나가고 싶지않아요"
그 얘기가 그 얘기인것 같지만 조목조목 들이대는 세 가지 이유가 나름대로 타당성있다. "머리가 반듯해질때까지 학원도 안가구요 놀러두 안 갈거예요"
얘기하다보니 아직도 억울함에 목이 메인다.
엄마한테 "이제 아이가 체격도 크고 본인도 싫다고 하니 다음에 파마 해주지 마세요"말이 끝이 나기도 전에 "아니예요 얘는 파마해야 귀엽고 이뻐요"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로 엄마는 씩씩하게 말한다.
"졌다 졌어"
아이야 아줌마는 두손 두발 다 들었단다.
네 헤어스타일의 앞날이 심히 걱정 되는구나.어찌 헤어 스타일 뿐이랴 먹는거 입는거 모든것이 엄마 생각대로 움직여야하니.. 언제나 자주독립을 선언할수 있을지.
"아이야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