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짓 날이다
해마다 팥죽을 해 먹어서
올해도 나는 팥죽을 쑤려고 아침부터 부산하게
서둘렀다
우선 팥을 물에 불리고 찹살도 물에 불리고....
그리고 냉동실에 있는 쌀 반죽을 내놓았다
그런데 팥이 너무 작은것 같아서
집앞의 농협에 사러가니
세상에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3400원 하던것이 5300원(500그람)이나 한다
농협 아저씨에게 왜이렇게 비싸냐고 괜히 한마디 던져주고
와서 팥을 삶기시작
팥 특유의 구수한 냄새로 집안 가득하다
그리고 다삶은 팥을 믹서기에 갈아서 다시 솥에 넣고
불린 찹쌀과 맵쌀을 넣고 푹푹 꿇인다
다음엔 옹심이 다른말로 새알 만들기
보자 우리식구가 다섯이니까 ....
계산해보니 165개....
이 숫자를 세면서 생각하니
어느새 아련한 어렸을적 생각이 난다
아버지와 함께 새알을 만들며 아버지의 말씀이
새알은 나이대로 먹어야 한다고 해서
나 여덟살때 여덟개 밖에 못먹었던 생각을 하니
웃음이 저절로 난다
지금 생각해 봐도 아마도 그 없던 시절에
새알 옹심이를 아이들 보다는 어른이 많이
먹어야 한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가르친 선조들의 지혜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요즘 나이를 먹다보니
정말 이렇게 나이만큼 새알을 먹는 것도 부담스럽다
아니 다른 의미보다도 우선 소화를 시키기 힘들고
다음으로는 나이를 먹는것도 아쉬운데
새알 옹심이까지 확인 하며 먹는다는 것이
아니 세월을 먹는것이 허망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새알도 동글동글하게 올해는 숫자를
맞추어서 정확하게 식구수대로 만들어서
팥죽에 넣어서 끓이니
조금전 세월이 어쩌구 저쩌구는 까맣게 잊고
새알을 서로 먹으려고 야단들이다
이렇게 또 염치없이 난 나이를 한살 더 얹어진
한해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오늘밤 남편과 아들이 늘 그러하듯이
식은 팥죽이 더 맛있다며
한 밤중에 얼음이 서걱한 동치미 한 사발 떠 놓고
서로 많이 먹겟다고 싸우는 ?? 웃음소리가
마당 밖으로 달아 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