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항상 나에게 유치하게 이렇게 묻곤 한다....
당신은 나랑 이녀석(아들)보다 빵이 더 좋지?.....
나의 대답은 한결같다....
'알면서 왜 물어?'
그래...난 빵쟁이아줌마다...
하루삼시세끼를 빵으로 떼워도 밥생각 전혀나지 않고, 밥먹고 나서도 휴식으로 꼭 빵을 먹어야 배가 든든하다...
아들녀석을 낳은 뒤로 그런 증세가 더 심해졌다....거의 빵의 화신이 되어버렸다...
친정엄마는 이런 나에게 늘 타박이다....제발 밥 좀 먹으라고....
이젠 제과점에서 사먹는것도 모자라서 직접 제빵재료와 도구를 큰맘먹고 사서 직접 만들어먹는다....
아들녀석을 밤열시쯤 재우고 나서 난 비로소 빵굽기 준비에 나선다....
녀석이 깨어있는 동안엔 완성도 높은 빵을 굽기가 힘들기때문이다...녀석의 강한 호기심으로 인해 이스트로 부풀려진 빵이 찌그러져있기가 다반사....
아들녀석의 다른 개구진 행동엔 그다지 화가 나지 않는데....빵을 만들때 아들이 옆에서 훼방을 놓을때는 지나치게 민감해져서 나도 모르게 화가 솟구친다...
빵에 대한 나의 집착이 넘 큰가....아들녀석보다도...
녀석도 덩달아 빵쟁이가 되어버렸다...어느새...
나보다도 더 빵에 목숨을 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다 빵타령이다...밥먹고나서도 빵을 먹을 배는 남아있는지 거의 반을 해치운다....나랑 거의 각축전을 벌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따라 녀석의 얼굴이 빵빵해 보인다....
빵을 많이 먹더니 얼굴이 빵빵해진것 같다...삐쩍마른 엉덩이도 빵빵해진것 같구....
다행이다....아이치곤 얼굴과 몸에 살이 없어서 걱정이더만...
얼굴에 살이 오르니 보기도 좋다....
울엄마가 이런말 들으면 아마도 가짠다는듯이 웃을거다.....
네 얼굴에 살이나 좀 붙으라고...
그나저나 오늘밤엔 소보루 일명 곰보빵을 구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빵중의 하나....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반죽을 충분히 치대지 않아서 그런지 빵의 속살이 질겼다....
이스트가 들어간 빵은 왜 이렇게 만족스럽게 만들기가 힘든지...
제빵기가 없어서 반죽하는게 장난이 아니다...
옆집과 아랫집이 신경쓰여서 반죽을 조심스레 쾅 내려친게 문제일까....
토핑은 그런대로 만족스러운데...
빵의 밑이 약간 거뭇거뭇하게 타버렸다...
책에 있는 레시피대로 하지 않은 탓일까...
다음번엔 책쓴이의 말을 잘 들어야지....
빵의 화신인 나...그래도 질긴속살의 곰보빵을 배불리 맛있게 먹곤 컴앞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