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시간들을 그리면서... 며칠전부터 마음의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머리를 어떻게 변화 한번 시켜 볼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찰나? 친구가 머리를 자르라고 한다. 너무 길단다. 내겐 짧은게 잘 어울린다나? 그래, 그렇지 않아도 자르던지 퍼머를 하던지 해야할까 보다 나름데로 마음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교회갔다 뜻하지 않은 몇만원의 거금이 생겼다. 모임에서 다달이 걷었던 회비를 연말에 선물 사서 주려던걸 각자 마음에 든걸로 사라고 주었기 때문이다. 어디다 쓸까? 순간? 옷하나 사 입을까? 하다가 아니! 변신을 하자!! 나름데로 오 예!! 속으로 외치면서 머리에 변신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예배후 성가대 회식을 마친후 집에도 가지 않고 곧장 단골 미용실로 직행했다. 오랫만에 빠글빠글한 아줌마 퍼머한번 해보기로 작정했다. 단발 퍼머로 웨이브 많이 넣어서 해주세요. 일단 미용사에게 모든걸 맡기고 그의 손놀림에 따라 나의 머리는 꼬불꼬불한 라면발로 확 바뀌어 버렸다. 모든 여자들이 그러하듯이! 많은 기대를 가지고 변신을 꿈꾸어 보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변신후 영 마음에 안들긴 마찬가지이다. 나도 그중에 아마도 한 사람일게다. 허지만 궁시렁 댈수도 없고 언제나 집에와서 혼자서 거울보며 궁시렁대기 일쑤다. 그러나 오늘은 그냥 담담했다. 마음에 든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안든것도 아닌 뭐가 뭔지 도대체가 아무것도 잘 모르겠다. 그냥 침묵으로 일관 하고 싶어졌다. 한해가 며칠 남지 않아서일까? 모두가 다 잘못 산것같고 잘못 되어진것 같아 그냥 묵묵히 머릴 보면서 마음도 비우기로 결심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모두가 지나고 나면 후회 할것뿐!! 후회 한다고 뒤돌아간 모든것이 원위치로 되돌아올수 없다는 걸 알고있기에... 그냥 속 편하게 확 비워 버리기로 단단히 마음을 먹고서 애처러운 한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껴본 저녁이다. 한해가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 갔다고 여기저기서 난리 아우성들이니 정말 왜 이리도 세월이 빨리도 도망치듯 달아나는지... 세월이 유수같다란 말이 실감이 난다. 이젠 정말 그러한 시점에 서 있나보다. 다시는 뒤 돌아보고 싶진 않지만 어쩔수없이 다시금 한번쯤 뒤돌아서서 지나온 시간속의 나의삶을 후회아닌 후회를 하면서 올해의 모든 미련을 머리의 변신을 통해서 말끔히 지워 버리고픈 저녁이다. 그리하여 내년엔 좀더 몸도 마음도 나의 모든삶을 아름답게 가꾸어가길 꿈꾸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