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저녁 굶은 시어머니 얼굴처럼 잔뜩 구겨진 하늘이 오전에 비바람을 약간 몰고 오더니
오후 들어 뒷산의 낙엽을 한바탕 마당으로 날라다준다.
혼자 따뜻하게 후드 점프를 걸치고 뒷산을 향했다.
도토리 나무가 벗어던진 낙엽더미를 밟으며 천천히 천천히 산을 오른다.
운동 부족이어서인지 지나는 할아버지조차도 가뿐히 오르내리는 야산이건만 내겐 1미터 한계 가쁘게 숨을 몰아 쉰다.
날씨 탓인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게 내게는 참 좋다.
지치면 도토리나무도 두팔 가득 안았다가 또 소나무도 가슴에 품어 보고.
이것이 다 내것인데 왜 우리는 내집 내땅 내돈에 연연하는가?
내가 꿈꾸던 삶 하고는 너무나 방향이 맞지 않게 어언 인생의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스트레스 푼답시고 백화점아이쇼핑도 안되고
동창아이 말마따나 술한잔 할줄도 모르니 인생을 논할수도 없다나.
이런 아줌마는 가슴이 헹할때 저렇게 시려오는 늦가을 하늘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그냥 이렇게 느끼는 찬바람이 좋다.
아무도 아는이 없는곳에서 마시는 이공기가 내겐 너무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