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의 유치원 재롱잔치...
신나는 동요소리가 운동장 가득
아이들의 달금질을 부추기고
잔디밭 곳곳에 맛나는 음식들이
아이들의 눈속으로 입속으로 가득하다.
저만치..그녀가 보였다.
유난힌 곱슬한 파마
짙은 분홍색 입술..
단정한 바지와 고운 웃옷..
그 앞에서 얼굴 마주보고 사는 이들이
하나 둘 다가와 손을 잡고
어깨를 토닥이고
눈물을 훔치고
때론 음식을 건네며..왔다 간다.
그녀는 고개만 끄덕일뿐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친구들이 펼쳐 안으로 뻗는 손들 가운데에서
막내는 손을 위로 뻗어 혼자서 다섯 바퀴를 돈다.
박수 소리가 요란하고
발레가 끝난뒤
막내는
쪼르륵 달려와 안긴다.
귓속에 대고..
엄마.내가 제일 잘했지?
초상을 치른지....일주일.....
하루종일 우는지 웃는지..
막내에게 무슨 말을 하려다가
이내 입술을 깨문다.
그녀는 잘 참아낸다.
사지를 허공에 내저으며
토해내고 싶은 슬픔을...
그녀는....잘 참아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