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길을 가다 여성백일장을 알리는 현수막을 보았다.
무슨 배짱으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접수를 했다.
어제 백일장이 있었다.
글제는 항상 내 맘대로였고,글 내용역시 내 맘대로식이던 내가
주어진 글제목을 가지고 주어진 시간내에 글을 짓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작업인지 나는 실감했다.
제공한 도시락과 행운권 한 장을 얻어들고
조용히 따로 자리펴서 제목을 연구하고, 엎드렸다 앉았다 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쓰느라고 썼다.
요즘은 자판에 익숙해져서 직접 펜으로 원고지에 글을 쓰는 것이
더 어색하고 어려웠다.고쳐쓰기가 많아지고,마감시간을 알리는
소리에는 글씨마져 흐트러지는 부실한 마음이 역력히 나타났다.
심사를 하는 동안 보물찾기를 하였다.
참가자가 300 여 명 된다고 하였는데 숨겨진 보물은 105개 였다.
초등학교 때 부터 해 본 보물찾기는 이 날 까지 몇 번이나 찾아봤는지...
이번에도 역시나 한 장도 못 찾았으니 행운권에나 기대를 걸어볼 수 밖에...
시, 수필 각 부문 장원 1명과 준장원 3명,그리고 장려 5명 씩을 호명하고
시상을 하는 동안 내 이름을 불리우지 않았지만 참 뿌듯한 하루였다.
장원자의 글을 직접 낭독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역시 짜임새 있게
조리있게 잘 쓴 글이었음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심사위원이신 허영자 님 께서 우리는 이미 예비시인이라는 말씀에
위로를 받고 좀 더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잘 쓴 글보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50 줄의 깔끔한 언니는 수필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행운권 추첨이 있었다.
행운권을 받아본 경험도 별로 없지만 하다못해 슈퍼에서 하는 추첨에서도
나는 세수비누 한 번 타 본 적이 없었지만 막연히 기대는 해보았다.
5명이 당첨되었는데 불린 번호 중에 두 명이 기권을 했는지
대답도 모습도 보이지 않아서 재추첨을 하였는데
아,글쎄 거기에 내 번호가 들어있었다.
이런...행운이 걸리다니..그것도 덤으로 얻은 행운.
그래,그거 아무나 되는게 아니여.
언감생심, 본상을 노리고 참가한 것이 아니었고
이것도 마흔다섯에 얻는 경험이라 여긴 백일장 참가기.
익어가는 가을정취를 느낄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고
무슨 일이든 혼자서 해내기 어렵던 내가, 이제는 이것저것 나 혼자서도
감당하며 스스로 해 내는 것에 대한 용기가 있어서 좋다고 아이들이 그런다.
이곳도 마찬가지이다.
몇분들의 글을 보니 어렵다 어색하다고들 하셨지만
이내 익숙해지고 가까이 다가오는 모습에서 나도 힘을 얻는다.
나역시 낯가림이 심해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었는데
이제 이곳에서도 한 발 한 발 내딛기 해보려 한다.
아줌마!역시 아줌마의 힘이 밑거름이 되어주는 것 같다.
아줌마 닷 컴.
이름도 참 잘 지었다.
아컴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