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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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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저편1


BY 바람소리 2003-09-21

논둑길을 양은주전자를 들고 걷는다

출렁 출렁 주전자 주둥이로 황토빛물이  쏟아진다

아구~아까워라

주둥이에 입을 갖다대고 한 모금 마신다

우~목젖을 타고 쏴~하니 맛이 괸안타 약간은 달콤하고 쌉싸롭한 맛이란

좁은 논둑길을 위태 위태하게 걸으며

조금이라도 덜 흘리게 하려고 애을 쓴다

집에 까지 오는동안 몇 모금이나 마셨던지 얼하다

마당에 널려진 보릿단 풀어헤지고 널고 도리깨를 들고 두 팔을 아래 위로 돌리며

탁~탁~서너명이 번갈아 올렸다 내렸다 구슬땀을 흘린다

아버지는 한쪽에서 단째 나무판에다 며치신다

지나가던 우체부 아저씨가 한 번 해보겠다시며 보릿단을 판에다 며치신다

타~닥~탁 아무래도 아버지만큼 안되시는지

이마에 땀을 닦으시며 멋적게 웃으신다

동구밖쪽에서 아이~스~케키~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가 양회푸대를 가져다가 케키를 사오라고 하신다

양회부대 겹수대로 아이스케키를 주는데 5장씩 겹쳐져있기도하고 많으면 6장도 겹쳐져있었던것같다

케키장수아저씨가 보릿마당에까지 오셨다

케키를 건네주시고는 보릿타작을 해보고 싶으신지 거드신다

그 아저씨도 우체부아저씨처럼 잘 안되는지 멋적어 웃으셨던것 같다

팥색깔의 아이스케키는 다 먹기도 전에 녹아 물이 뚝~뚝~떨어졌다

아마도 아껴먹어서 더 그랬을거다

엄마는 새참을 내오시고 아버지와 동네아저씨들은 막걸리을 드시면서 얼굴에

흐르는 땀을 주먹으로 쓱 ~문지르신다

가난한 시골살림 엄청나게 부지런하신 부모님은 그렇게  일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