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51

죽어야만 했을까?


BY 바늘 2000-11-22


새로 지은 아파트라 시멘트 내음과 각종 건축 자재에서 베어 나오는 그 독특한 냄새가 함께 하던 그때였었다. 그러니까 이 아파트에 입주를 한뒤 얼마 안되어, 밤이 아주 이슥하면 고요를 깨고 목욕실 환기창을 타고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

기이한 노래 같기도 하고 어떤때는 울부짖음 같기도 하면서 어쩌다 어떤 날에는 그 야밤에 헤비메탈 그룹의 이해 못할(난 차라리 이미자 노래가 훨 좋더구먼)음악이 들려오기도 했었다.

좀 시간이 지나려니 그도 잠잠해져가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갔었지...
이웃들 간에서 서로 얼굴이 낯익어져 가고, 어느날 반상회를 통하여 아래 윗집 서로 인사를 정식으로 하게 되었다.
그자리에서 난 그 요상한 소음(?)의 주인공 어머니를 만나게 되어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그 어머니께서는 아니 우리윗집 아주머니 께서는 아들 내외와 함께 사시고 계시는데 알고보니 아들님이 S대를 나온 수재로써 고시공부를 하고 있단다.

다소 차거운 느낌의 새댁도 아주 이지적인 풍김을 주곤했었다.
날이가고 해가 가더이만 어느날 기쁜 소식이 날아 들었다. 윗집 그 아드님이 보기 좋게 고시에 합격하여, 것도 아주 우수하게 철커덕 붙어서리 윗집 아줌마가 천만금을 얻은듯 기뻐라 하시고, 게다가 그사이 아들 손주 쌍동이 까지 갖게 되어 겹경사가 생긴것이었다.

산자락에 위치한 울 아파트에 아카시아 내음이 진동하는 계절이 찾아왔다. 가아끔씩 들려오던 그 기이한 소음도 들어 가면서 그렇게 시간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5월의 아침 날짜가 언제인지는 기억이 안나도 아마 어린이날을 앞둔 그달의 초였음에 틀림없었다.

아침 아니 새벽이었을거야~
잠결에 엠브란스 소리인지 불길한 소음에 눈이 뜨여지고 누군가 계단을 오가며 말하는 작은 소리가 들려와서 난 일어나 베란다로 나갔다. 앞베란다 이상무~
다시 세탁기가 놓여있는 다용도실 베란다로 나갔다 글고 밖을 바라다 보았지...

아! 한마리 새처럼 그렇게 ...

날아서 누워 있었다.
너무도 하얀색깔로,그래서 더더욱 슬펐다.

얼마나 힘들었을꼬~ 그동안 그의 노래가 슬펐던 이유가,그동안 그가 짊어졌던 그 무게의 힘겨움이,그리고 그의 앞으로의 화려한 인생의 전개가 순간에 그림처럼 지나가고 있었다.
그 어려운 공부를 다하고, 그리고 그 결실을 추수하고, 그는 왜 한마리 새가 되었던 것일까?

그는 세상의 눈에 집중이 되어 연일 메스컴에 장식을 하였다. 그는 왜 그토록 어렵고 힘든 가시밭길 다 헤쳐가고 검사 발령을 코앞에 두고 그리 세상과 작별을 했는지 모두가 궁금하고 뉴스 거리가 되었는지,모방송국에서, 그집이 사고 이후 굳게 닫혀 있으니 우리집에 양해를 구하고 카메라 들고 들어와 아파트 아래 그 사고 지점을 촬영해 보도하였었다.

우린 때론 너무나 행복하고 때론 그가 왜그랬지? 의문이 갈정도의 상황에서 바라봐야할 죽음을 스쳐본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죽음을 이해 못했다면 그래서 그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아카시아 향내 그윽한 오월이 오면 난 세탁기 한번 돌려놓고 그를 한번 떠올려 봅니다.

아~ 그러나 그는 알까요?
그가 새가 되어 날아갔어도 이세상은 참말
아무일 없는듯....

해도뜨고 달도 지고 또 뜨고 또지고 하는것을...



(오늘 아침 이곳에 들러 칵테일 님의 글을 보고 저도 한번 죽음에 관하여 떠올라 끄적거리고 갑니다, 혹여 아침부터 그림이 좀 그랬다면 이해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