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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여성이 예수 역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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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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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


BY 아리 2002-09-13


출장간 남편이 오늘 돌아오는 날이건만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약속이 있다고 ..늦는단다

늦는 것도 새벽에 오는 것도 이력이 날만한건만

이렇게 혼자 호젓하게 있으니

뭔지모를 쓸쓸함에 ..

잠시 ..

신혼초

시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나 홀로 빈집에 들어서면

뭔지 모를 자유가 내 앞에서 공포 처럼 느껴졌던 그시절이 떠오른다

시어머님을 모시던 시절에는

아침마다 점심상을 차려놓고 출근을 서둘러야했고

이것 저것 어머님의 고독함에 대한

두려움에 푸념을 들어야 했다

그 푸념과 한과 서러운 소리들도

어머님이 돌아가신 그 즈음에는 비로소 얻은 자유에 대한

포만감 보다는 어머님에 대한 측은지심으로

오히려 서글프고 안된 생각이 나를 괴롭게 했으니 ..


이제는 어머님이 온종일 낯선 곳에서

다 늦게 나은 막내 아들과

모든 것이 서툴고 형편 없는 막내며느리의 귀가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시는 일 밖에는 없었을 ...


우리 부부가 맞벌이로 늦게 귀가를 하는 온종일

어머님은

지나가는 장사치를 집으로 불러들여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시고

덧버선이나 미역 ..

심지어 태극기 까지 사 놓으셨다

나는 어머님이 ..곤혹 스럽게 까지 느꼈었다

'왜 매일 쓸데없는(?) 물건을 사들이시는 걸까 .'

어머님은 말벗이 없으시고

늘 외로우셨던 것이다

각자의 직장으로 연락이 가능하고

서울 근교에 사는 관계로 ..전화가 얼른 나오지 않던 그

갑갑한 시간 ...

그 기나긴 한나절을 어머님은 그리 지내셨던 것이다

몸이라도 성성하여 집안 일을 돌보실 정도도 못되시고

거의 앉아서 걸어다니실 수준으로 무릎이 편찮으셨으니 ~~


깔끔하신 성격에

선선히 청소도 못하시고

아직 모든 일이 서툰 내게 살림을 통째로 일임하시는

그 심정 오죽하셨을까


때로는 이 미치도록 좋은 충만한 혼자도

때로는 견딜수 없도록 말벗이 필요하고 외로운 것인 거늘 ..


효자 보다 악처가 낫다는 옛말은

어머님께 순종하고 착하게는 하는지 몰라도

그 깊고 어두운 터널속의 심중은 헤아릴 눈높이가 되지 못하는데

있다고 본다 .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참외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굴비 ..

그리고 또 무엇 무엇 ..

끝내 도리질은 하면서 시집살이 싫다고 하지만

그나마 작은 시간

그 어머니와 함께 했기에

어머님의 아픔도 서러움도 조금은 더듬어 보는 거랍니다

그래 이율배반적으로 며느리를 잠시라도 거느리고 있어야

가족이 되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시 스칩니다

그 미움으로 도리질로 거둔 시간속에서

생겨난 가족애라고 해야하나요 ....

그립고 애틋하고 찐득한 가족애라는 거 ...그 가족애

눈물만큼 두꺼워지는 건지도 ~~

내일 아침 일찍

시어른 산소에 벌초 하러...갑니다

어머님 그럼 내일 뵈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