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컴이 열리던 그날부터 에세이 방이 단골이었다.
글쓰는 방들이 수두룩한 아컴에
여기저기 글을 올릴 미천도 딸리고
그저 무난하게 삶의 이야기를 쏟아내기는
에세이 방이 좋다고 혼자 생각했다.
그리고는 90여개의 글을 올리면서
글을 쓸려면 검색을 해서 내가 쓴 글이 몇번째 쓴글인지를 확인하다가
내 글들이 한곳에 모아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나 자신을 위해서 해본 소리다.
그러던 어느날 "작가의 방"이라는게 아컴 홈피 개편과 더부러 생겼다.
"작가!" 라는 말이 너무 겁이 났지만 야릇한 매력도 있었다.
스스로 작가가 된 기분이랄까?
작가의 방을 만들면 작가가 되기라도 할듯한 설레임까지 생겨났다.
무엇이던 시작하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 성격에 그냥 지나칠리가 있나?
작가의 방 개설신청을 했고 여러날 만에 내 방이 생겼다.
에세이 방에 있는 글들을 몽땅 퍼다 옮길려니 그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일스러워서 어떤 글은 옮겨보기도 하고 새로 써 보기도 하면서
그 일 자체가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련다.
그런데 작가의 방에 간 후 금방 후회를 했다.
공연히 구석에 쳐박힌 기분이고 여기 에세이 방에서는
100 여명 넘는 독자들이 열심히 클릭해 주셨는데
평균 독자가 겨우 20명 안쪽이고 썰렁하기 그지없다.
물론 일목요연하게 글들이 모여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누군가가 내 글을 읽어주고 교감이 있던 이 방 하고는 정말 다르다.
다시 이방에 와서 같은 글을 두군데 동시에 올리는것도 우습고
다른 글을 구별하여 쓰기도 그렇다.
에세이방에서 나가라고 한 사람도 없지만
공연히 스스로 쫏겨난 기분이다.
사람마다 옛정이 그립고 회귀본능이 있는것 같다.
정든 에세이 방을 삐죽! 드리밀려니
"이 작자가 왜 작가나 하시지 나타났어?" 그럴것만 같다.
공연히 혼자 연극대본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