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언제나 틀 앞에 앉으셔서
발로 틀을 밟으시던 울 엄니......
증조모님 조부모님을 비롯한 온 식구들 옷은 물론
꼬장주, 사리마다, 두루매기, 월남치마, 뽀플린원피스......
동네사람 옷 탈탈탈 만들어 주고 모으신 쌈짓돈,
자식들 큰 일 터지면
막음한다고 남김없이 들이밀으셨던 가여운 분......
십 수 년 전,
서울살이한다고 세간살이 다 두고 상경하셨지만
오 육십 년도 더 된 그 고물 재봉털만은 끼고 가셔서,
발틀을 앉은뱅이로 고치시곤
아직까지 자잘한 바느질에서 손을 못 놓고 계신다.
"미느리들도 틀질 몬 하지, 내 죽어만 이 자봉틀 니라도 헐래?"
나도 아직 그 기계의 속사정을 모르니,
세탁소에 맡기기에만 길들여진 편한 자손들때문에
어머니 돌아가시면 천덕꾸러기나 안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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