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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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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바람이 스몄다.


BY 녹월 2003-08-15

시간이 날 비웃듯 간다.

돌아보니 난 아이를 둘 낳은 엄마가 되어있었다.

마음은 학창시절 철없음이 그대로 인데..

난 이미 대한민국이 지정하는 아줌마가 되어있었다.

 

창사이로 스미는 한줄기 바람이 방향을 못찾고 내맘속으로 스민다.

바람은 내맘을 이리저리 헤집으며 눈물한방울을 짜낸다.

아이를 안은 내 손등위로 툭 떨어진다.

왜 우는건지 알수없어 짜증이난다.

바람은 내품에 안긴 한달된 간난장이에게도 가고,

침대한켠에 잠든 또 내한아이에게도 간다.

그바람은 내아가들에겐 처절하게 시린 바람이 아니겠지.

 

사랑을 했다.

했던것 같다.

결혼후 일년이 지나 사랑이 비웃듯 가버렸다.

지금은 남편만 있다.

내남편에겐 아내만 있으리라.

돈때문에 앙앙대고...

힘들다며 항상 찌푸려대는 아내만 ...

나도 한때는 그에게 가슴이 설레는 아름다운 연인이였으리..

한때 나에게 그는 슬플만치 고운 로맨스였으리..

이젠 서로 손붙잡고 낯간지러운 사랑말은 고사하고라도,

눈 마주칠까 두려워하고있다.

이것도 사랑인걸까..

부부의 사랑은 사랑의 장르중 어떤것에 속할까.

 

시간을 따라 가슴속에 터지는 한탄과 쏟아오르는 화를,

묻어내는 방법을 배웠다.

내내 난 왜 그래야만 하는지를 화두로 놓고,

끊임없이 울며 답을 내는 짓을 한다.

 

가을이 오는것을 봤다.

가슴에 바람이 스며들어 자리잡을때 가을을 봤다.

얼마나 앓으며 이 가을을 지내게 될까.

난 지금 내 두발을 땅에 붙잡아 두려 모질게 이를 질근 문다.

엄마..아내.. 이 두이름으로 생을 살아갈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