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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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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없는 사람은 정말 불쌍해 ~


BY 아리 2003-08-14

누구나 분신에 대한 꿈과 이상을 가져본다 ...

그래서

아들이 없는 남자들은

아들과 같이 목욕을 온 아빠나 야구복을 입고 나란히 야구를 하러가는 아빠들이 부럽다고들 말한다 ..

 

나는 결혼하기 전부터 이쁜 아기신발을 보면 이뻐서 어쩔 줄 모르고

더구나 이쁜 여자아기를 보면

그 눈속에 빠져들어갈 정도로 바라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은 가져보지도 못하고 아들만 둘을 가진 남들 표현에 의하면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나의 게으른 모습 하나하나가

'흠 ..나는 이래서 딸을 못가진 건지 몰라 ..아이 머리 하나 이쁘게 빗겨줄줄 모르고

 이쁜 스타킹 조물 조물 빨아 널줄 모르고 화장 하기를 즐겨할 줄 모르고

 집안 꾸미기에 능한 것도 아니고 ...'

 

 그런 저런 연유라고 혼자 자위도 하고 그랬다

 그러면서도 다정하게 지나가는 모녀를 보면 한번더 쳐다보고 ...

 

 언젠가 중학교 동창 집에 놀러갔다가

 하나 밖에 없는 그집 딸아이가

 마누라 친구왔다고  대접상 고기를 구워내는 자상한 그 친구의 신랑에게

 상치에 고기를 얌전히 싸서 아빠입에 넣어주는 걸 보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내 아이를 잘못 길렀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내 아이들도 엄마가 무거운 걸 들거나 더러운 걸 만지거나 하는 걸 끔찍하게 생각할 지경으

 로 빨래도 같이 널어주고 방도 같이 닦아주는 자상한 아이들임에도

 뭔지 모르게 우리 아이들은 생각해 내지 못하는 다른 감성에 놀라고 있었다

 

 그 부러움에 ...그애의 딸이 유난히 이뻐 보였는데 ~~~~~~

 

 오늘 시댁의 조카딸이 전화를 했는데

 

 정말로 딸이 부러워서 ~~몇자 적어본다

 

 조카는 딸을 둘 기르는 나와 동갑인 나이다

 

 큰딸 아이는 고딩 2학년이고

 

 늦게 나은 막내딸이 이제 초딩 6학년인데 ..

 

 얼마나 곰살맞게 구는지 도데체 그 애교와 사랑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정말로 궁금하다

 

 매사에 일을 잘하고 착하기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조카지만

 

 애교하고는 담을 쌓은 사람이 바로 조카임을 내가 잘 알기에 .. 

 

 더구나 조카 사위인 아빠는 과묵하다 못해 말이 없어 답답하다고 늘 조카가 투덜거리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 인데 말이다

 

 이 사위가 하는 일은 학교 급식소 내의 시설을 수선하고 교환하는 사업을 하는데

 

 말이 좋아 사업이지 힘이 드는 중노동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것 맛있는 것 이쁜 것은 잘알아서 곧잘 사달라고 조르는 줄만 알았던

 

 이 손녀가 ...

 

 어제 밤늦게까지 일을 마치고 말 그대로 --가끔 조카도 남편을 거들어 일을 하는데

 

 꼼짝도 하기 싫어 조카는 바로 잠이 들고

 

 아빠는 새벽 두시까지 서류정리를 하는데

 

 딸아이는 바로 아빠 옆에서 공부를 하면서 아빠가 눕기를 기다렸다가

 

 용접으로 화끈 거리는 얼굴에 여린 손으로 감자를 깍아서 서툰 솜씨로

 

 저며 얼굴에 올려놓고 화기를 가라않히고

 

 "아빠 ~ 너무 피곤하셔서 세수도 하기 싫으시지요?"

 

 하고는 물수건을 적셔서 아빠 얼굴이며 손을 구석 구석 정성껏 닦아드렸다는 것이다

 

 조카사위는 제 아내인 조카에게

 

 "그래 이렇게 이쁜짓을 하는데 어떻게 안 이뻐할 수 있겠어 ~~"

 

 하고 가슴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

 

 아이들 앞에서 부모는 소리 없는 감정을 전달하고

 

 아이들은 그 감정과 사랑과 그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숨쉰다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사랑하고 따스한 가족으로 거듭나길 기원하며

 

 이글은 안산에 있는 금윤혜에게 바친다 .

 

 작은 할머니 정말로 감동했다 윤혜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