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가져 배가 불렀을때 내눈에 보이는 것은 남산만한 배에 펭귄처럼 뒤뚱이는 임산부들 모습이었다.
요즈음 내눈에 들어와 꽉차는 모습은 휴가를 나와 군복을 입고 지나가는 군인들이다.
지하철에서도 거리에서도 버스안에도 어쩌면 그렇게 군인들의 모습만 눈에 들어오는지...
사람 드는것은 몰라도 나는것은 안다던 어른들 말씀이 어찌 그리 따악인지
집안이 텅빈것 같고 세상이 빈것 같고 그리하여 우주가 빈듯하다.
어제는 회사에서 이사님이 잠시 좀 뵙자고 하시기에 찾아뵈니
아드님이 군입대를 하였다면서요?
얼마나 서운하세요?
눈물이 핑~~~~~~
아니예요 모두들 가는건데요 뭐 제아이만 갔나요?
그런데 아드님이 해병대를 지원해서 갔다면서요~~
네
요즘 군대 안가려고 빽을쓴다 자신의 신체에 자해까지 한다는데 훈련도 만만하지 않은
해병대 지원이라니 참 아드님 잘두셨네요~~
아~네~
이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나와 자리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사무실에서도 절전으로 에어컨 가동을 잠시 중단하면 더위를 느끼고 손빠르게 부채질을 하는데 이순간 아들아이는 얼마나 훈련 받느라고 힘이들까~~
한달정도 지나면 이 서운함도 좀 느슨해 진다는데
딸과 덩그마니 남은집에 쓸쓸함은 그렇게 쉽게 느슨해 질런지 그저 물음표다.
지금도 아들아이가 문을 딩동거리며 웃으며 들어와
딸보다 더 사근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툭툭 던질것만 같다.
가슴이 싸하고 아리 아리하다.
둥글 둥글 원만한 가정이었을적 그녀석이 군입대를 했다면 어땠을까?
지금 처럼 치미는 설움이 같았을까?
군입대를 위하여 서울을 떠나던날 근무중인 회사앞으로 똘망하게 생긴 여자친구 아이를 동반하고 찾아왔었다.
일전에 언듯 들은 귀동냥으로는 여자 친구 부모님이 대학에서 외국어를 가르치신다고 했는데
첫인상이 아주 갈끔했다.
물론 인연이 닿는다면 모르겠지만 아들아이도 먼훗날까지 기약은 장담 못할 사이라고 했다.
나에게 오기 직전 아들아이 긴 염색머리를 미용실에서 커트하는 장면을 촬영해 와서 보여주는데 참 좋은 세상이로고~~~
나만큼 아들의 여자친구도 녀석이 보고프겠지~~
부모!
문득 어미의 마음처럼 아비의 마음도 그러할까 나처럼 에이게 아들이 보고플까?
부부는 돌아서는 남이라는 말을 절실하게 느끼는 요즘이다.
에구구~~ 앞뒤로 열어 놓은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정녕 이제 가을이런가?
아~~~~~~~~~~~
초복,중복,지나 입추도 지났는데
정녕 가을이런가?
귀뚜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