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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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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서...


BY 뜨락 2001-03-16

누구,
몇사람쯤 날 기억해 줄지 모르겠지만
저 아이디를 바꿨답니다.
뜨락으로.....
3월도 중순인데 아직 추위는 가시지를 않고 있네요.
우리집 안방에 조금이른 봄이 왔습니다.
날씨는 너무 맑고 하늘은 깨끗하고 바람은 얕게 일렁입니다.
바쁘게 시장을 나갔습니다.
노오란 후리지아를 한다발 사안고 왔습니다.
짙은 향에 기절할듯이 기분이 좋아져 몸이 한껏 날아오를듯 합니다.
적은돈 들여서 마음을 이렇게 들뜨게 하는건 꽃뿐이란 생각은 늘 하고 살지만 그 역시 여유롭지가 않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거금을 들였습니다.
온 얼굴에 화사한 웃음이 묻어 나옵니다.
지난해에는 십분거리에 있는 개나리도 진달래도 못보고 봄을 그냥 보낸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가라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올해는 꼭 봄맞이를 가야겠습니다. 아니,
저만치 오고있는 봄을 조금 일찍 끌어다 우리집 안방에다 놓아야겠습니다.
일년 내내 쉬는 날이 없으니 개나리가 피는지 진달래가 피는지
어릴적 내가 놀던 그 작은 냇가에 버들강아지순이 피어났는지도 모르게바쁘게 살아갑니다.
작은 바구니 하나들고 쑥이며 냉이며 달래를 캐러 나가면 점심먹는 것도 잊고 봄이 오는 들녁에 다정한 동무들과 나누던 얘기들,
빈 바구니들고 들어오기 일쑤였던 그때,
그 고사리 손들은 이제 중년의 아줌마들로 변해서 얼굴엔 하나둘 주름이 늘었습니다.
옛날이 그리워지고 옛 친구들이 자꾸 보고싶어지는건 이제 내가 늙어 간다는 증거 일까요?
아! 그러고 보니 우리 남편과 내가 만난지가 오늘로서 꼭 16년이
되는 날이네요.!!!
많은 우여곡절과 사연들이 머리를 스쳐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