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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59

이름 모를 잔상이...


BY pinekone 2001-12-30

아줌마에게 주어지는 화려한 외출이 기다리고 있는
12월이다.
몇몇이서 주고받던 인사와 안부를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공간덕에
많은 친구들을 만날수 있게 되었다.
간단한 동창 송년회가 있엇기에 설근교에 사는 나는 상경을 하게 되었다.
우리시민의 발이라는 전철은 내가 서울땅을 밟고 있음을 실감나게 한다.
난 전철이 좋다.
전철에 타면 그다지 튀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지극히 서민적이인 모습을 한 사람냄새가 그득한 사람들로 바글거리리 때문에
내 모습이 그나마 초라해뵈지 않기 때문이다.
빛깔나는 강남의 명품관이나 호텔로비같은데 서면 괜시리 주눅들기
십상이다. 아무리 당당한 천하무적의 아줌마의 한사람이라해도
기죽을때가 있는법....

수많은 무리들속에 끼어서 전철개찰구 쪽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종각...
계단을 오르고 있자니 뒷모습의 말쑥한 한남자의 모습이
계속 눈에 띈다.
나도 모르게 자꾸 시선이 간다.
평범한 파카차림에 골덴바지, 하지만 흔히 말하는 옷빨이라는것이
좀 받앗는지 아주 신선한 모습였다.

난 아무생각없이 그의 뒤를 무의식중에 따라가고 잇었다.
개찰구에 먼저 다다른 그가 먼저 패스를 긁었다.
"뚜...뚜"하면서 에러가 났는지 다시한번 패스를 긁고..
세번째가 되어서야 그가 통과 되었다.
그가 사라짐을 아워하며 내가 전철표를 넣었다.
뚜우~~뚜우~~~~
헉~~이젠 내가 에러가 걸린것이다.
우쒸~ "쓰헐...즈헐" 하고 잇는데 그 뒷모습의 남자가
나타난것이다.(앞모습은 옷을보고 알아보았음~~~)
멋적은듯이 그의 패스를 다시 긁어준다.
아...나는 그의 패스로 통과햇다. 그의 패스가 아니라도
악착같은 아줌마 정신으로 기어서라도 나왔겟지만
에러가 그의 탓이라고 생각했는지 가던길 돌아서서

패스를 긁어준것이다.
암튼...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의 앞모습였다. 어쩜 나는 그의 앞모습을 영영 보지 못했을수도 잇다.
아...사십을 바라보는 아줌마의 눈낄을 뒷모습만으로도 잡아 끌드만..
헉~~
앞모습은 영화속에서나 만나보던 이상형의 얼굴을 하고 잇을줄이야..

무엇엔가 홀린것 같은 아찔한 정신으로 입구를 헤매댜
출구가 반대쪽임을 알고다시 오던길로 향하는데
아...그 남자가 다시 이쪽을 향한다.
아구구구...
우린 영화의 한장면을 연상하듯 둘이 비껴갔구...........

동창들 모임내내 그의 잔상이 떠돌았다.
그리고 집에와서 피식피식 연실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한다.
내 나이 서른 일곱...이게 무슨 망령인지 원....
다소 지적인 외모의 그 이름모를 잔상은 천하무적의 아줌마를
열일곱 단발머리소녀의 설레임시절로 데려가고 말았다.

아줌마는 사람 아닌가여?
영화속의 멋진 쥔공보면 가슴설레이고, 지나가던 남정네 보면
가슴 떨리란법 없습니까? 웃음~

아...오늘은 특별한 날인것 같습니다.
아직은 저두 여자이고 제가 살아있음을 실감한 날이거든요.

이 세상의 모든 씩씩한 아줌마들...
그래도 우린 여자임을 잊지 않고 살아야 남편에게
사랑받고 이쁨 받겟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