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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랭이꽃을 닮은 엄마????


BY 들풀향기 2003-08-03

아침마다 천마산에 오른다

산을 좋아하고 운동도 좋아하고 해서.....

산에는 늘 나무들과 숲이 우거져있고 몇마리의 다람쥐와 두, 세 마리의 청솔모가

나에게 묘기를 보여주듯 이나무 저나무 옮겨다니며 재주를 부린다

늘 변함없는 계단과 작은 돌들.......

하지만 우거진 숲은 늘 변화하는 모습으로 나에게 비추어준다

지금은 몇몇의 여름꽃과 장마로 인한 깨끗한 계곡물 그리고 진녹색의 숲

이 모든것들은 나의 친구이자 스승이기도하다

말은 없지만 너무도 많은 것을 나에게 말해주고 타일러 준다

고민이 있음 고민도 들어주고 우울하면 우울하다고 말해버리면

비웃지 않고 다정하게 대해준다

 

오늘은 비가 와서 산행을 못햇다.

 

어제는 산 초입에 무덤가에서 분홍색 패랭이꽃을 발견하고 한참을 서서 꽃을 바라보고

만져도 보면서 5년전에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했다

그 꽃을 보고 있노라니 울컥울컥 울움이 설움이 되어 돌아온다

 

내가 어릴적 엄마가 밭일 나가면 엄마를 따라가 밭 언저리에서 놀았다

엄마가 밭에 김을 매고 있으면 나는 밭 언저리에서 분홍색 패랭이꽃을 따서

강아지풀에 한잎 두잎 엮어서 목거리를 만들며 긴 시간을 보냈다

그때 부터인가 나는 패랭이꽃을 좋아했고 항상 그 꽃이 필 무렵 엄마는 늘 꽃을 띁어다

내게 주셨다

엄마 또한 시골에 사셔도 들꽃을 엄청 좋아하셨다

 

4월엔 진달래

5월엔 아카시아

7월엔 찔레꽃

8월엔 패랭이꽃

9월엔 국화꽃........

무수히 많은 꽃들을 한아름씩 집으로 날라댔다

그런 엄마가 참 소녀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영양을 받은걸까 참으로 들꽃을 좋아한다

 

특히 찔레꽃이 만발할때는 고향의 언덕이 그리워 미칠것같고

패랭이 꽃이 필때면 하늘나라로 일찍이 떠난 엄마가 너무너무 그립다

 

천국에서 들꽃을 키우고 사실거라는 믿음이 항상 강하면서도

어느날 너무 그리울땐 나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잠깐의

여름휴가라도 오면은 얼마나 행복하고

그립고 보고싶었다고 말할수 있을까

 

엄마 천국에 계신 엄마!

엄마 패랭이 꽃을 닮은 우리 엄마

 

분명 천국에서 예쁘고 향기로운 들꽃을 키우며 살거라 굳게

믿으며

저 기쁘고 용감하게 살아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