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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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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라...잘 가라...


BY 선물 2003-07-18

 
 

생각했던 것만큼은 무서운 시간이 아니었어요.

그저 잠시,아주 잠시 몸이 하늘을 날았지요.

하늘을 날다가 정신을 잃었는데... 그리곤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없어요.

그 다음 세상은 몸을 느끼질 못했어요.그저 깃털같이 그렇게 떠다니는 것 같았어요.

저는요.환한 빛을 보았어요.

그 빛과 함께 서있는 천사들이 있었어요.

어디선가 본듯한 따뜻한 얼굴들인데 모두들 반짝이는 날개를 달고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깃털처럼 가벼운 제 몸 어디에선가에도 간질간질 무엇인가가 솟아 오르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냥 움직여 보았더니 둥실둥실 떠오르네요.

뭔가 느껴지는게 있는데 그건 마음이 아니었어요.

무엇인가 절 눌렀던 모든 형태의 억압에서 풀려난 그저 그런 느낌만이 느껴졌어요.

마음이 없으니 맘이 아플 일도 없어요.그저 자유로와요.

저는 지금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또 아무 것도 알 수 없지만 막연히 좋은 곳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알 것 같아요.

따뜻한 얼굴들과 전 함께 가고 있어요.

보이진 않지만 남겨진 세상에서 우릴 생각하며 울고 있는 것이 느껴지네요.

아무도 울지 마세요......울지 마세요.

우리가 발디딜 수 없는 영원히 떠나온 그 세상에 대한 아릿한 느낌도 있지만,그래서 조금은 미련도 남지만,

이젠 그 곳에서 있었던 일은 그 어떤 것도 떠오르질 않아요.

그래도 그 곳보다는 더 아름다운 세상으로 지금 가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이 말을 전하면 남겨진 님들이 덜 슬퍼할 것 같은데...그래서 꼭 전하고 싶은데...

그런데 들리시나요?

 

 

아이들아,난 지금 울고 있어.뉴스에서 만난 너희들이 그냥 계속 떠올라.

얼마나 무서웠을까?얼마나 아팠을까?

그 생각에 자꾸 몸서리를 치게 돼.

조금이라도 행복한 일이 있었다면 그것만 간직하고 가렴.

다른 것은 다 잊으렴.그리고 다 용서하렴.

어린 너희들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 고통이었을거야.

그러나 세상에 대한 미움을 갖고 가기엔 너희는 너무 맑고 고운 영혼일거야.

미안하다.아이들아,

잘 가라..잘가라...

오늘은 좀 울어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