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붓는 소낙비에 모든 차량은 라이트를 켜고 굼벵이 처럼
기어서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가르며 간다.
오랫만의 외출이 하필이면 이비오는 날에...
그래도 상관 없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창밖을 내다보며 상념에 젖기는
너무 좋은 분위기이다 .
어느 누구에겐가 편지를 보내야 지금의 이 가라앉은기분을 위안 받을 것 같아,
집에 도착 하는 즉시 컴 부터 켰다.
가끔 뭔가를 쓰고 싶어도 어디에 쓸것인가를 생각할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염려를 하지 않아도 나만의 장소가 있기에 한
층 마음이 편안하다.
비록 세파에 시달려온 힘 겨운 삶을 살아 왔다 할지라도
이순간 만은 인간 본연의 순수함을 지키고 싶다.
이제 쉰을 넘긴 이나이에도, 자주 만났던 친구에게 소녀적 무지개를 따라가며 꾸었던,
미래의 아득한 꿈이 바로 오늘 이었음을 알리고싶다 .
친구야 !
덧없는 세월 속에 우린 너무 지난날을 잊고 살았구나.
하나둘씩 늘어나는 주름살이 오늘따라 눈물겹도록 아파 오는구나 !!!
살아간다는 것이 너무 힘들어도 친구에게 부담주기 싫어하
는 성격 때문에 혼자서 앓았던 과거 들을.....
오늘은 고스란히 털어 놓아야 마음의 짐이 가벼워 질것 같구나.
우리 토담방에 함께 딩굴며 콩과 밀을 볶아 먹던 그시절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귀하게 여기자.
이렇게 소나기가 쏟아지는데 오늘 따라 못견디게 그시절이 그리워 네게
안부 편지 보낸다.
아니 그것도 시대의 흐름으로 mail로 보내야 겠구나.
우리 이다음 먼 훗날에도 오늘을 회상하며
그리워 하는 날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