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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흐린 날에는..


BY 도영 2003-07-05

하늘이 온통 잿빛이다..
잿빛 하늘에 아래 내 시야 들어 오는 모든것들이 칙칙 하니 탁하다.

기분도 칙칙..집안 냄새도 칙칙해서.
며칠전 마트에서 산 좀약을
장농속..침대 아래...신발장속에 넣다가.

그곳이 그리웟다.

이렇게 칙칙하고 탁한 잿빚 하늘이 거실방 투명 유리 안으로
들어 올때면 친구들과 가끔씩 가는 그곳에 가고싶다..

바닷길을 20여분 달리다보면 화려하고 커다란 유람선 카페앞에
작은 팻말이 있다

"황톳길"
숲을 헤치고 들어가면 전통차와 묵밥과 묵국수를 파는 집..'황톳길"
그곳에 오늘처럼 하늘빛이 칙칙한날엔 그곳에 가고싶다..

포장이안된 울퉁불퉁한 호젓한 오솔길을 대나무 숲을 헤치고 올라갈때면.
바다가 정녕 보이지않을것 같은데..
막상 나무 대문을 밀고 마루로 된 창가에 나무의자에 앉으면
흰 광목의 커텐 사이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곳에 가면..

갈탄으로 난로를 지피고
인사동에서나 볼수 있는직함 뒤주며 놋 세숫대야며 귀여운 요강 하며.
옛 향수를 그리고 조상들의 숨결이 느껴지곤 하는 그곳에...

그리고 깔끔하고 정갈한 반찬 두서너 가지에 묵밥과 묵국수....
조껍데기로 빗은 조껍데기술..일명 <조깐술>이 있는 ..후후후~~

너와집 같은 "황톳길"전통 찻집에 오늘처럼 흐린날엔 그곳에 가고싶다..
동동주로 약간의 기분이 업 된 기분으로
바닷가에서 벗어나 "청하"라는 촌에 호숫가에 위치한 "소소원"에도 가고싶다..

"소소원"
초가지붕에 둥근 통나무 탁자에 방석을 터억 깔고 바닥에 앉으면.
작은 창으로 꽤 넓은 호수가 보이고 작은 창문 유리에 ..
지난 여름 개 봉숭아 나무에 열매가 달려 유리창을 수 놓았던
그 복숭아 나무가 있는 그곳""소소원'"에도 가고싶다

그곳에 둥근 통나무탁자 유리밑에 수북히 쌓인 다녀간 이들의 메모지 들을 보며.
얼굴도 모르는 그들을 상상하며 ..
그들의 고뇌와 고독을..
혹은 행복하다는 그들이 느껴지는 그곳""소소원""에도 가고 싶다..

쟈스민 차를 주전차채로 내놓고
지난여름 작은 창밖에 복숭아를 소쿠리에 따서 말없이 내놓는 젊은 여주인의 넉넉함이 있는..
날이 저물면 촛불 밝혀주는 한지가 발라져있는 그 곳에 ..

오늘 같이 잔뜩 흐린날에 그곳에 가고 싶은 욕망이 간절하다...
그리고 아픔을 토해내고 아니 아니 내가 토해내는 아픔을 ..
순수하게 받아줄수있는 격의 없는 친구와
이렇게 잔뜩 흐린날 이면..
그곳에 가고 싶다.
그곳에...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