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부모님이 쓰시던 안방옆 작은방엔 각종 양주와 술잔들..
그리고 차종류가 장식장속에 있었다.
가끔씩 손님이 오실때면..
엄마가 그 곳에서 커피포트에 물을 부어 뽀글 뽀글 소리가 나면
장미가 새겨진 예쁜 커피잔에 커피를 타시곤 하셨다.
옆에서 보고 있던 난 커피가 마시고 싶어 달라고 조르면
엄마는 커피는 어른들이 마시는 차라며.
아이들이 마시게 되면 키가 크지 않아서 안된다며
끓은물에 코코아를 타 주시곤 하셨다.
장미가 새겨진 커피잔에 코코아를 담아 마실때면
어른들과 똑 같은 대접을 받은 것 같아 무척 좋아하곤 했다..
그렇게 ..그렇게..어릴적에 커피를 마셔 본 기억은 없지만
어릴적 커피는
커피타는 엄마의 예쁜모습과 장미가 새겨진 예쁜잔에
커피향이 어른들 세계의 그 무엇을 꿈꾸게 하는 것이 남아 있었다.
커피맛을
처음으로 맛 보았던 때에는 초등학교 3학년 때였던 것 같다.
그날은 부모님이 외출하고 안계셔서 친구들을 한금 불러놓고
어른들 흉내 놀이를 했었던 기억이 났다.
처음엔 장농안에 엄마옷을 꺼내 입고 엄마 화장품을 찍어 바르고
루즈를 발라 어른들 처럼 꾸미고선 능숙한 솜씨로
그곳에 앉아 커피를 끓이고 탁자에 커피잔을 따라놓고 마시는데
얼마나 좋았는지 지금도 잊지 못한다 .
그후 나와친구들은 종종 부모님 외출의 기회를 노리곤 했었다.
그때 마셨던 그 맛은 설탕을 듬뿍 넣어서 커피맛보단 코코아 맛이라고 할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대학생이 될때 까지 빠지질 않고 커피는 잠 안오는약으로
대체하면서 늘 옆에 놓여 있었다.
대학생이었을 때에 커피 전문점이 생기면서
커피 맛의 세계에 깊숙히 빠져 보왔다.
그리고 커피의 멋도 알게 되었으며..
음미하는 느낌도 알았다.
또한 자주가는 커피 전문점도 생겼다.
자주 가는 커피점은 The Sun in the Stream (지혜의 연어)었는데 ..묘한 뜻이 있었다. 9개의 지혜의 헤즐럿나무가 있는 숲속에 자리한 신성한 샘물로 해즐럿 나무에서 떨어진 심홍색 열매를 마음껏 먹은 연어들은 세상의 온갖 지혜를 얻게된다고...
이곳에 오면 마치 지혜의 연어가 맛본 9가지 헤즐럿의 맛본것 처럼
그렇게 드나들곤 했었다.
그때 마셨던 커피는 커피의 의미와 멋에 더욱 비중을 차지했었던 것 같다.
이제
어른이 된 지금 커피를 마실때면..
다양한 분위기에서 마시게 된다.
비가올때면 비가와서 커피가 그립고..
마음이 울적할땐 마음으로 커피가 그립고..
그렇게..그렇게..마시게 된다..
커피를 통해본 나의 감성은 다양한 분위기에 커피가 있었던것 같다.
그래서 커피와 난 빠질 수 없는 관계로 남아있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좋은 친구처럼 마실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