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어도 돼..''
친구가 한말을 대신 써서 보내줬다..
'' 누가 그런소릴 해? 너 친구 맞니? 친구가 어떻게 그런소릴 하니? ''
'' 가위 바위 보 하는것도 아니구 .... ''
불렀을때 대답은 하는데 너무도 작게 대답해서 실망러워지는게 겁이 났다...
부르지 않으면 그만인데 부르지 않고선 내 궁금함에 몸살이 나기 시작하니깐..
끈적거리는 여름이지만 맘 한구석이 시려오는 몸살이 시작될까봐 난 겁이 났다..
부를때의 느낌이 상쾌했다..
날씨탓이라고 하기엔 내 느낌이 아까울만큼 보송보송했다..
근데 이젠 죽어도 된단다.. 죽을만큼의 욕심이 없다고 했다..
죽어도 된다고..
부르다 죽으면 어쩌나 하는 염려에 죽어버렸음 어찌해야하나 하는 당혹감이
순서도 못 챙기고 뒤죽박죽 마구 밀려들어 오는데 내 혼이 빠져나간것 같았다..
적당히 배가 불러왔다.. 근데 이 포만감이 싫어서 자꾸 또 불러보고 불러내서
확인해야 안심되는 맘을 남들에게 뭐라 설명할수가 있을까..
'' 너 팥빙수 좋아하지? 너 피자 좋아하니? 여기 파인애플 피자 무지 맛있는데..''
'' 나 그거 안 좋아해.. 말 되는 소리 하지마.. 나.. 그거 거짓말인거 다 알아..''
'' 그게 왜 말이 안되니.. 여기가 미국이라도 되니? ''
'' 이따가 나 거기 갈께.. 갔다가 집에 갈래..''
대사가 초등학생들 소꼽놀이하는 것처럼 유치찬란 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담 날엔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 마구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나만 알고 있는 거짓말이 너무도 초라하게 그어대고
있었다.. 그 거짓말이 한밤중의 소란만큼이나 날 뒤흔들어놓고 있었다..
세번씩이나 반복해서 읽어대며 가슴이 싸하게 조여오기 시작했다..
시작은 원래부터 없었고 그래서 끝도 없고 반복되는 대사를 만들어대고 있는 나와
상대방에 대한 도움이 안되기 시작하는 일들을 겪으면서 현실 어쩌고 짜증나는
상황설정 해대는 공간적 망각땜에 아침부터 눈이 아파왔다..
나땜에 ... 나땜에 맘 새까맣게 태우는건데 착각 하지말라고 쏘아대면서 기 막혀
얼굴을 묻고있자니 숨 쉬는게 버거웠다..
이 만큼의 말도 안되는 감성에 감동하지 말자고 애써 진정하면서 OK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후회하고..
한번쯤 그랬어야 했어.. 나만 알고 있는 후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