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던길에 들리고 싶어서 그냥 오는게 억울하고 허전해서 물어보면
' 글쎄? ' 하는 대답이 들리기 시작했어..
예전엔 그러지 않았는데 혹시나 하고 물어보면 너무도 짧고 간단하게
두 글자로 눌러대는 모양새가 첨엔 적응안되고 낯설어서 속상해...
삭막한 모래가 전부인 사막이 생각나고 갑자기 갈증을 느끼다가 물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어..
첨엔 먼저 연락하라고.. 들르겠다면.. 기다리겠다고.. 했었는데 이젠
망설임이 먼저 읽혀져서 난감한 하루가 쌓여갈때 맘 구석에서 나만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걸 이제서야 알아버렸지..
그런거야..
먼저 알고 그랬던거야..
근데.. 나만 아니라고 억지부리다 길 잃어버린 아이처럼 되버렸어..
길 잃고 나면 다른사람들한테 울면서 길 찾아달라고 하면 되는데
그러고 싶지가 않아.. 왜냐면 난 아직도 내가 길을 잃고 헤매는것
같지가 않거든...
내가 살고 있는곳도 다아 기억하고 내가 걸었던 길도 다아 알고 있는데
내가 왜 모른척 해야 하냐구...
나.. 첨엔 나도 내가 갔었던 길을 지울수가 있었는데 이젠 나도 그만
닫아버릴래.. 돌아서 좀 멀더라도 돌아서 걸어서 천천히 나올래..
이런거 없더라도 이런변화가 내게 없었어도 씩씩하게 잘 살았잖아..
글쎄?
아마 이런 대답에서 이젠 날 버려두고 싶어.. 길 잃고 헤매어도 언젠가
집으로 똑바로 걸어들어 갈수 있다는걸 내가 너무도 잘 아니깐..
시간이 좀 걸릴뿐 이니깐.. 그래서 내겐 시간이 엄청 필요해..
아끼지 말고 시간을 뿌려대야 내가 살수있을것 같아..
' 솔직히 부담돼.. '
묻고나면 들리던 말이 익숙해질때도 내가 떨어져 나와버린줄은 몰랐어..
'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고맙단 말을 지겹도록 뱉어내며 아직도 내가 왜 그런 대답땜에 어수선하고
억울한 감정이 드는지 확인할수가 없어...
끈끈한 이 여름이 너무도 질리고 질긴것 같아서 미리부터 겁을 먹고
도망치고 있는게 비겁하고 거짓말이란거... 난 알거든...
난 알아.. 그게 거짓말 이었다는것을..
내가 속은척 날 방어하고 있다는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