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나이가 들어버렸으면 했던 시절이 있었다.
철부지 10대에는 무미건조한 학교생활에 질려서
20대에는 불투명하고 불안한 미래에 대한 우려와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드는 우울을 감당하기 너무 힘들어서
30대때에는 아이들 키우는 일이 너무 벅차고
혼자만 바쁜 남편과의 감정대립과 소외감에 지쳐서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이 지나기만
나이먹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와지기를 기다렸다.
이제 내나이 40대
생각해보면 그렇게도 힘들어했었던 지난시절이
내겐 다시는 되돌릴수 없는 황금기로 그리움으로 기억된다.
사람이란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가.
영원히 닿을수 없는 미래만을 꿈꾸다
놓쳐버리는 현재의 소중함을
꼭 한박자늦게 지난 다음에야 알게 되니 말이다.
지금 비록 어려운 여건이지만
내게 주어져있는 아이들의 건강과
남편의 일과 성실과
가정의 평화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음껏 사랑해야지.
40을 불혹의 나이라 했다.
감정적으로 쉽게 휩쓸리지않고 자기중심이 잡혀간다고나 할까?
그것이 때로는 고집스러워 보여 답답하기도 하지만.
조금은 편안하게
욕심없이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어느책에선가
"걷고 이야기하고 먹고 차마시고
사람을 만나고 시장에 가는 모든것
뺨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고 시끄러운 자동차소리를 듣고
친구와 악수를 하면서 감촉을 전하는 것
이모든것이 수행이며 만행이다.
순간순간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는 모든것
이것이 바로 만행이다."라고 했는데
오늘은 다시한번 그의미를 생각해보면서
2001년을 시작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