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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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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대길


BY 뷰인 2003-06-27

스물셋엔가 2월4일 입춘대길날에

 

따르릉

너희 회사 지나가는데 잠깐 내려올수 있니?

왜요?

그냥, 얼굴좀 보구 갈려구

회사앞 도로변에 차가 보였다. 타라한다.

그때 내가 좋아하던 어떤 노래가 흘러나와 볼륨을 크게 해주었다.

글구서 노란 후리지아꽃을 한다발  날 준다. 이쁘다. 향기는 달구.

오다가 내 생각나서 샀다구 ...

남자한테 꽃선물 받아보는거 첨이라니까 그때까지 뭐하며 지냈냐며 핀잔이다.

몇분을 그렇게 앉아있었을까. 달콤한 향기가 나는 차안에서 어떤 노래들으며

그 사람얼굴에 송알송알 맺힌 땀방울에 내가 감사하게 앉아있던게

그리 오래있지도 않았는데 난 아직도 십년이 넘은 지금도 그때 생각에 심장소릴 듣는다.두근거림을.

 

처음사랑. 첫사랑.

난 그렇게 그사람을 첫사랑이라며 매일을 가슴설레며 살았다.

서로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린 참 오랜 연인처럼 다정했다.

그 사람은 내손을 언제나 꼬옥 잡고 나녔다. 내가 어디로 도망이라도 갈까봐.

좌석버스에 앉아서도 두손으로 내손을 꼬옥.

춘천 막국수를 먹으러 가는도중에도

그 사람 친구들이랑 맥주한잔먹으면서도 한손은 내손을 쥐고 있다.

그 손을 난 참 좋아했는데...

 

우린 첨에 우리의 만남이 인연이라 참된 인연이라 여기며 지냈다. 얼마간이지만

시간이 흐름에 우린 타인으로부터 우리인연이 악연이라며 헤어지기를 권했다.

그 사람 내가 헤어지냐는 말에 잘 지낼수 있냐구 많이 걱정했는데 십년이 흘러도

어디에서 봐도 존대아닌 편안한 말로 안부 물을꺼라 했는데

그 사람 결혼소식에 난 나의 두다리가 없는줄 착각했다. 일어설수가 없어서...

 

잘 지내고 있을텐데 나도  잘 지내고 .

우리만남은 정말 인연이 아닌가부다. 인연이였다면  그 후로 한번쯤 길에서나마 볼수

있었을 텐데...

십년이 지났는데도 한번도 스칠질 못했으니 그때 만남은 우연이였나부다.

 

작년까지 입춘대길에 노란 후리지아꽃을 꽂아 두웠는데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이젠 그러지 않기로 했다.

난 첫사랑을 잃었지만 내 곁에 있는 사람은 첫사랑을 간직하며 살기에 그 첫사랑에

향기를 더해주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