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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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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은 너무 어려워~


BY 이쁜꽃향 2003-06-19

"엄마!

만일 형아가 결혼하면 내가 형아 부인을 뭐라고 불러야 돼?"

 

"그야 당연히 형수님이라 불러야지~"

 

"뭐라구요?

하이구야!!

이를 워쪄?? 무식이 폭로되고 말았네..."

 

뜬금없이

9년 반 터울인 제 형이 만일 결혼하게 되면

그의 부인을 뭐라 불러야 하냐고 묻던 중학생 둘째가

내 대답에 화들짝 놀라 재차 묻는다.

 

"왜 그러는데...?

네 삼촌들이 엄마더러 ''형수님''하는 거 안 들었어?"

 

"맞아...

그렇지...

그런데 엄마, 동현이가 말이야

만약에

형아가 결혼하면 그 부인을 ''제수씨''라고 불러야 한다잖아."

 

"그래서~?"

 

"내가 그랬쥐~

에라이 무식한 넘아!!

제수씨가 뭐냐 제수씨가.

''동서''라고 불러야쥐~"

 

"뭐~야~?"

 

"무식이 탄로 나 버렸으니 이를 워쩌지?

내가 맞다고 박박 우겼는데..."

 

어찌 너희를 무식하다고 나무랄 수만 있겠니...

복잡한 호칭이 아직은 어려울 나이일 뿐인걸...

평소에 형님이 없는 네 아빠가

한 번도 ''형수님'' 소릴 하는 걸 들어본 적 없이 자란 너,

삼촌들 부인에게 늘 ''제수씨''라 부르는 소리만 듣고 자랐으니...

엄마가 맨날 ''동서''하는 소리만 듣고 자랐을테니...

 

아~

호칭은 결코 쉬운 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