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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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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고난의 밥 그릇


BY 한머니 2003-06-18



인간은
고난이라는 밥과
시련이라는 국을 먹어야
성숙한다.

사람의 성숙한 정도는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보채는 젖먹이를
안고 어르는 실력에 비례한다.

막무가내로 떼쓰는
미운 세 살 아이와
장난감 하나로 친구가 되는 사람은
위대한 인물이다.

어느 시골장터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서
껍질 벗기면 알알이 쏟아지는 강낭콩처럼
살아온 이야기 주절주절 늘어놓는
할머니의 주름진 손을 꼬옥 쥐어주는 사람

조금은 오지랖이 넓어
무미건조한 세상에
사는 맛을 내는
약방의 감초같은 그가
성숙한 사람이다.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왠지 한번 더 보고 싶고
지구 저편에 살고 있어도
만나서 속내를 털어놓고 싶은 사람.

저녁 물리고 아무 기별없이
반바지 차림으로 불쑥 ?아가
똑똑똑 문 두드릴 수 있는 벗을 만든 사람은
정말 똑똑한 사람이다.

그리고
창가의 외로운 병상
아무도 눈 길 주지 않는 이를
?아가 어깨 감싸안고
함께 흐느낄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권력자이다.

밥상에서 싹싹 비운 밥그릇 수가 아니라
뽀똑뽀독 설겆지 한 그릇의 개수대로
주머니 불룩 빛나는 금화가 채워지리라.

화려한 파티에서 뽐나는 원피스 보다
개구장이 아들녀석 꼬질꼬질한 양말
두 손으로 비벼 하늘에 나부끼는 만큼
영롱한 훈장이 가슴에 출렁이리라.

앞에서 웃고 뒤돌아 입 내미는 사람은
절대 들어갈 수 없으리라
모든 일에 주판알 튕기는 이들은
문 앞에서 튕겨 나둥굴러지리라.

사랑이라는 열쇠로만 열리는
무한한 메트릭스의 세계에 들어서면
너와 나의 담이 무너지고
내 것과 네 것의 벽이 허물어진다.

금덩이가
풀무불의 산물이듯
죽음이 흘러넘치는
고통의 쓰디쓴 잔을 마시는 자가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다.




<붙임말>

고교야구에 황금사자기가 있다면
인생에는 황금기가 있다.

생애 통산 714개의 홈런을 친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
그는 홈런수의 두배가 넘는 1527개의 삼진을 당했다.

야구는 언제나 9회말 투 아웃부터이다.
벼랑 끝에서 몸을 던져야 하늘을 날 수 있다.

스카이 다이빙해서 푸르른 창공을 날다가
높이 나는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을 만나면
묻고 싶은게 있다.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무얼 보았니?

"응, 산이 높다고 아래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제일 많았고
조금 오르다가 다시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고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처럼 끝까지 오르는 사람도 있더군
그런데 중턱에 있으면서 정상에 서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꽤 되더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지"

" 간단해 정상에 오른 사람은 항상 아래를 보니까 고개를 숙이고
중턱에서 착각하는 사람들은 꼿꼿하게 목을 세우지.
그게 중턱에 머무른다는 증거라구

더욱 놀라운 것은 에베레스트 정상이 너무 따습고 아늑해.
나도 매년 겨울마다 그 곳에서 지내곤 해.
너도 한 번 놀러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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