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하늘은 ?F빛이지만
오후 한때 잠깐 햇살이 비치네요.
집담장 조그만 텃밭을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세상에....
몇일 눈길 주지 못한 새에 도토리 만한 토마토가 열렸어요.
토마토 나무라 이름 붙인 그곳에
눈꼽낀 것 마냥 노란 꽃(?)이 몇일 피더니
열매를 맺었네요.
텃밭을 일궈놓고 상추와 치커리씨를 뿌리고 싹이 날까 맘졸였는데
상추싹이 난 것을 보고 이웃집 아저씨는
모판에 모심은것 같다며 기막혀 하셨지요.
조금 더 자라면 솎아 줘야 한다면서요.
치커리도 무순처럼 여린 모습으로 싹이 났길래
조금 더 자라면 솎아 주려했는데
비가오고 난 뒤로 보이질 않아요.
엄한 들깨잎만 무수히 나왔어요.
어찌된 영문인지...
첫아이 키우듯 경험없어 과정이 어찌 되는지 알지 못하면서도
남편은 아침마다
파란색 몸통에 하얀 주둥이를 가지고 구멍이 송송 뚤려있는 물조리개로
정성으로 물을 줍니다.
아는 건 없지만 마음만은 어느 농부 못지 않을 겁니다.
물을 가득 담은 물조리개를 기울이면
구멍을 통해 가늘지만 텃밭에는 부족함이 없는 물줄기를 뿜어줍니다.
주둥이께 물까지 다 쏟아내 물줄기가 약해지면
다시한번 파란 몸둥이를 솟구쳐 줍니다.
담고있는 물을 다 쏟아내기까지 몇 번을 솟구쳐 주다보면
이제는 손길 필요치 않을 만큼 다 커버린 아들녀석의
어릴적 오줌줄기가 그리워지는건 뭔 까닭인지...
열매 맺은 토마토나무가 몇칠 온 비 덕분에
키가 부쩍 커버려 혼자는 지탱하질 못해
나뭇가지로 버팀대를 만들어 줬습니다.
그놈은 처음부터 발육이 남다르더니만
제일 먼저 눈에 띌만한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 옆에 있는 다른 나무들도
알아채지 못할 노란 꽃이 폈습니다.
한 도랑 건너 있는 고추도 제법자라
하루 이틀 새에 버팀대를 만들어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이웃집 아저씨가 한 말씀 하십니다.
상추는 뿌리채 뽑아 먹는게 아니고
한잎 한잎 따 먹는 겁니다.
감사합니다.
주인 잘 못 만나 고생합니다.
우리집 텃밭의 채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