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요,,자기 엄마한테 엄마라고 부르거든요, 근데요,
다 큰 남자가 엄마가 뭐예요?
-자기는 엄마라고 부르잖아?
-여자랑 남자랑 같아요? 여자가 그러는 건 괜찮지만 다 큰 남자
가 그러는 건 좀 이상하자나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이상한 거 아냐? 남자나 여자나 같은 거
지..머. 둘 다 어른인데 자기도 엄마 라고 부르면서 신랑한테 뭐
라고 그러는 건 웃기는 거 아냐?
-아니지요,,이상한 거지요. 언니가 좀 특이한 거예요.
-어제 싸웠어요. 친정에 너무 자주 간다고요,나참 엄마한테 도
움 받는 거 뭐가 잘못됐다고 그러는지. 보탬이 되었으면 되었지
자기한테 해 될께 뭐 있다고 그러는지...참.
자주 듣다 보니 더 이상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바쁘지
도 않은데 바쁘다고 핑게를 대고 들어 와 버린다.
아직 어려서 인가? 아님 신혼이라 그런가? 나보다 더 생각이 젊
을꺼 같은 새댁이 왜 그렇게 생각은 어릴까?
결혼은 독립이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우리 나라에서는 외국과 같은 독립이 이루어 지기가
힘이 든다,,나도 외며느리로써 뼈져리게 느낀다.
나는, 종가집 외며느리고 우리 집에서는 맏딸이다. 그래서 언제
나 내 삶에서 나 하나 인 적이 없다. 결혼 전에는 언제나 니가
맏이니까,,너는 큰 언니고 누나니까,,,이렇게 꼬리가 붙어 다녔
다. 결혼 하고 나니 외며느리 니까,,까 또 붙었다.
지겨워서 정말 나 하나만을 책임지고 싶어서 결혼을 이리 빼고
저리 뺏지만 나는 결국 결혼했다. 그다지 용감하지 않았기 때문
이다. 다행히 남편은 외아들치고는 독립적 인간이어서, 나는 결
혼을 선택했다.
그리고 일년 반 동안 시집살이를 했지만, 언제나 남편은 결혼
은 독립이라고 시어머니의 부단한(?) 참견을 막았다.
그건 어머니로부터 자신의 독립을 의미하기도 했고 나에게 친정
부모로부터 독립할 것을 요구 하는 것이기도 했다.
사실 양가의 어머니는 모든 걸 자기 뜻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어머니 유형이어서 우리는 너무 힘이 들었다. 모든 걸 우리
가 알아서 하는 대신 그 만큼의 지원도 포기해야 하는 게 사실이
었다.하지만 어려워도 우리는 참견을 받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여자도 정말 많다는 걸 나는 느낀다.
나역시 처음에는 엄마에게 섭섭한 게 많았다.
남의 집 엄마들은,,으로 시작하는 내 섭섭함은 사실 너무나 뻔뻔
한 거란걸 조금 지나니 알 것 같았다. 결혼하고 나서도 뒤 치닥
거리나 해 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내가 자라지 않는 아이 같
다는 걸 나는 알게 되었다. 엄마가 되었다고 내가 어른이 된 것
은 아니었다.
내 손으로 김치를 담그고 모든 걸 해결하려니 죽을 지경이었고,
사실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받는 게 많으면 그 만큼 많은 참견
도 견뎌야 하는 법..나는 결혼을 내 독립으로 삼으려 노력한다.
시어머니야 해 주는 걸 낙으로 아시지만 나는 꼭 보답하려 노력
한다. 나도 어른이니까...
요즘 자주 내게 말 걸어오는 새댁을 보면서 나는 그런 걸 생각해
본다. 결혼은 했으되 전혀 독립하고 싶지 않은,
남편만 보자기로 자기 성안에 넣고 싶은 공주같은 욕심..
시댁은 정말 생각만해도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지만, 자기 집에
대한 남편의 그런 태도는 절대로 이해하려 들지 않는, 이기적
이고 신경질 적인 아이만 가득한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나도 그랬다.
마음 하나에 따라서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고 나는 믿는다.
내가 싫으면 남도 싫은 법...
그런 법칙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나도 남편이 엄마,,라
고 부를때 듣기 싫어도 내색않는다.( 독립적이라는 우리 남편이
란 사람도 엄마- 라고 부른다..나참.)
그리고 그것은 또한 나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어머니 하면 엄마가 싫어한다,,거리감이 느껴진대나? 이것은 남
편이 어머니 해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반응이다.)
아무튼 나도 우리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니까. 좀 거슬려도 꾹
참는다.
내가 엄마에게 어머니라고 부를때,,남편에게도 어머니라고 부르
라고 할 것이다. 그래야 공평하니까..
말이 되긴 하는 소린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