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딸 이야기를 하려 한다.
어제 저녁을 먹으며 있었던 이야기다.
큰아이가 9살 아들이고 우리딸은 4살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집은 시댁형제들 모두중에 우리 큰
아이만 아들이다.
그러니 이번 명절에도 다 모였지만 모두 여자 아이들이니
우리 큰아이를 남자라고 좀 왕따를 시킨 모양이다.
풀이 잔뜩 죽어 있는 아이가 안쓰러워 잠만 자고 있는 아빠를 깨워 놀아 주라고 했다.(명절이란 남자들은 쉬고 여자들은 엉덩이
붙일 사이 없이 바쁜것이 보통 모습인것 같다.)
시무룩한 아이를 보다 못한 아빠가 큰아이만 살짝 데리고
바다에 다녀 왔다.
아빠랑 단 둘이 바다에서 물고기 뛰는 모습이랑 게랑 본것이
너무도 좋았던지 (아마도 아빠랑 단둘이서 가진 시간이 더
좋았던것 같다) 명절이 지난 다음에도 계속 그일을 얘기
하곤 한다.
어제도 저녁 먹으면서
"아빠랑 바다에 갔을때....."
하고 말을 꺼내니
우리딸 울먹이며"나는 바다에 안갔어~~"한다.
어째거나 모면해 보려고 아빠가
"지원아 아빠랑 저번에 바다에 가서 붕붕카도 탔잖아"
하며 월미도 다녀온 일로 아들에게 눈짓까지 하며 말머리를
돌렸다.
그런데 한술 더 떠서 이번엔 "오빠땜에 붕붕카 타다 넘어 졌어~~~"한다
"오빠랑 붕붕카 안타"하면서 밥상머리에 머리를 박고서 눈물까지 흘리며 운다.
그 모습에 왠지 나도 눈물이 나고, 아빠도 밥맛을 잃고 말았다.
겨우 달래서 우리딸이 좋아하는 포켓몬 껌을 사러 가는데도
오빠는 따라 오지 말란다.
남편은 "일이 뭔지 우리 아들 딸에게 못 할짓 하네" 한다
제발 이기회에 아이들 데리고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좀 자주
해 주었으면 하고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