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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18개월 아이에게 생굴을 먹여 장염에 걸리게 한 이번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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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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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면 설움이...


BY wynyungsoo 2001-09-06

언제나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할 때면 부모님 산소를 찾아뵙고 마음을 달랬었다. 그런데 벌써 기억도 없다. 몇 년 전인였나?! 예전엔 부모님 산소자리가 온통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였었고, 그 주변도 모두 전답이어서 밭작물들의 싱싱함을 만날 수 있었고. 부모님 산소를 찾아 뵐 때에는 그냥 마냥 풍성함에 내심 뿌듯해서 심신이 부자된 느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삼지사방 고충 빌딩들과, 성냥갑 같은 아파트 신축공사로 산림녹지들이 산산히 부서지고 만신창이가 된지 오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구청 때나, 팔월 한가위 중추절 때에는, 부모님 산소를 찾아 뵙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었다.

그런데, 이젠 답답하고 울적해도 어디 가서 하소연할 때라곤 없다. 곧 팔월 한가위 중추절이 다가오는데, 지금부터 괜히 불안하고 추석 날 부모님을 뵐 수가 없다는 생각에 울컥울컥 목이메인다. 부모님 산소자리가 모두 아파트 신축 공사로 모두 뭉그러져 망신창이가 되었으니, 내 마음도 만신창이가 된지 이미 오래 전이다.

세태의 조류의 색채를 포용은 하면서도, 이렇게 내심을 할켜댈 수가 없다. 부모님 유골을 화장으로 모셔서 산에다 뿌려드리고 나니, 이런 허무감은 예전에 미처 못 느꼈음인지, 감당을 못하겠고. 도저히 사라진 부모님 사후 안식처의 묵살을 그냥 의연하게 적응하기란 너무 힘이들어 심신이 무너지는 아픔에 견딜 수가 없다.

지하에 계신 부모님!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등에 지고 사는 삶을, 무엇으로 어떻게 표현해 드려야 제 마음이 좀 덜 아플까요? 부모님!
저승에서 내려다보시고 계시다면 꿈 속에서라도 제게 계시를...조언을 좀 주십시오. 이 막내 딸이 괴롭고 힘들어서 못 견디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