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내가 또 수많은 당신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찰나찰나에 조차 행복해 지는 순간들이 있음을
알지 못합니다.
동네어귀 공중전화 박스 앞에서
민감한 계절의 변화에 묻혀오는 감흥에
흘러 나오는 귀에 익은 음악의 음율에, 하찮은 가사 한 부분에
시시콜콜한 하찮은 감흥이라 할지라도 문득문득 반사적으로
고개를 내미는 추억들 또 그리운 얼굴들이 있습니다.
내가 또 수많은 당신들이 자신도 모르게 반짝이듯 행복한
바로 그 순간...
추억한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따뜻하게 보듬어 안으며 느껴지는
작지만 귀한 행복입니다.
총총하니 박힌 시간들의 무게가
쏴아하니 은하수가 되어 쏟아져 내리듯
세월은 그렇게 오는 것입니다.
세월속에 묻힌 시간들은 추억입니다.
아스름 옅은 초록잎들이 가늘게 떨려오는 순간
스치는 바람의 향기를 느끼듯
세월에 비켜선 추억은 한겹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그리움이란 그윽한 향을 남깁니다.
오늘 내가 또 수많은 당신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순간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가을 들녘 곱게 물오른 주홍빛 나뭇잎 사이로
명경(明鏡)같이 언듯언듯 반짝이듯 비추이는 햇살마냥
추억은 그렇게 따스한 그리움입니다.
세월 저편 고즈넉히 머무르고 있을 추억이란 맑은 물을
기억의 긴 두레박 드리워
퐁당퐁당 길어 올리는 동안
그리움 넘어에 있을 내가 또 수많은 당신들이
나도 모르게 행복해 지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