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부터인가 잇몸이 아픈것도 같고 이가 시린것도 같은 증상이 기분나쁘게 나를 괴롭혔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배가 아픈건지 고픈건지 헷갈리는것처럼 ..분별할수 없는 아픔이 계속 되었지만 치과에 가야하는 용기가 아직 생기지 않았으니 아직 참을만 한가보다.
우리집 쑥이도 어금니가 한자 반이나 썩은거 같다며 날마다 내 앞에서 하마처럼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확인을 시킨다.
내가 치과 의사라도 되는 줄 착각하나보다.
서로 니가 먼저 가라커니 내가 먼저 가야겠다거니 실갱이만 요란하지 막상 보험카드 들고 나서는 놈은 없다.
밤새 통증에 시달린 쑥이가 썩은 호박같은 얼굴이 되어서 치과에
간다고 나선다.그 꼴을 보자니 나도 물러터진 호박 되기전에 가야지...
하는 맘으로 같은날 치과에 학원등록 하듯이 등록했다.
의사 선생님은 인상이 좋은지 나쁜지 알수가 없다.
네모난 안경으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나머지는 마스크로 꼼꼼이 가렸다.
그나저나 부드러운 선생님이라도 만나면 마음의 위로라도 될것같았는데..
의자에 앉아 자동으로 쑤욱 올라가서 뒤로 벌러덩 자빠지니 마음은 더
훌러덩 뒤집어지면서 "쿵쾅 쿵쾅" 방망이질 친다.
"톡 톡 "치고 , 살짝 살짝 건드려도 움찔 움찔 간이 덜렁 덜렁 하다.
두려움에 발가락이 저절로 꼬이니 꼼질거리지 말라고 위엄있게 한 말씀 하시니 발가락에 철퍼덕 기브스 발른다.
하루는 쑥이가 의사 선생님이 이 갈을때 팔둑으로 귀를 막으면서 해주시니 너무 좋다고 한다.
내 이를 갈을땐 그런 적이 없었는데...
나이 먹은것도 서럽다니까 의사까지 나를 무시하나?
젊고 이쁜것은 소리 안들리게 귀 막고 치료 해주면서 조금 오래 살았다고 헌 고무신짝 취급 하다니...
내귀는 가는귀 먹은 줄 아나 왜 안 막아주는거야?
다음 치료받으러 가서는 혹시나 박시나 하면서 내 귀를 막고 이를 갈아주기를 학수 고대 했건만,
이 무심한 의사 선생님 왼쪽 위에 있는 어금니를 치료하시느라
찝찔한 엄지 손가락만 입안 하나 가득 집어넣고 있다.
거기서 끝나면 얼마나 좋으리오~~`
엄지가 움직일때마다 밖에 있는 나머지 네 손가락들이 내 목 젖을 눌렀다 띠었다, 한숨 쉬고 한숨 막히고 ,입은 찢어져라 벌려줘서 말 한마디 할수없게 생겼고,선생님의 네 손가락에 생사를 걸고 사투를 벌리고 있다.
이 갈을때 귀 안 막아줘도 되니, 목만 눌르지 말아줘요.
나의 이 간절한 외침은 한낮 소리없는 메아리가 됐다.
고목도...
나목도...
어린날엔 새싹이 파릇파릇하고 야들야들한 시절이 있었건만,
고목이 있어야 새싹도 귀엽고 이쁜 법이지..
나도 소시적엔 꽃이었던 시절이 있었건만,
꽂이 아니어도 꽂으로 봐주길 기대하는 마음이
떨어진 개나리꽃처럼 누렇고 부시시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