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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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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이렇게 커지리라 생각 못했는데...


BY 동해바다 2001-08-24

뜨거운 여름을 뒤로 하면서 우리 집은 지금 새로운 단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피서객들 맞이에 지친 몸에게도 잠시의 휴식을 주어야 하기에
푸른 바다를 벗삼아 살아온 난 아이들과 서울로 피서아닌 피서를 갔다 왔다...

쇼핑을 하면서...
형제들과 친구들...
그리고 사이버 친구들과의 잊지 못할 만남을 가슴에 안고 돌아와
내 자리에 안주하길 삼일 째 되던날 부터 공사는 시작되었다.
일이 이렇게 커지리라 생각 못했었는데...

남편이나 나나 무슨 일이든지 계획을 세워 일을 착착 진행해 나가는 타입이 아니라설까..

일이 커져 버린 과정은 이렇다...

화장실 욕조기를 없애야겠다고 말이 나오자 바로 남편은 사람을 불러 오게 하였고 이왕 이렇게 된거 양변기 바꾸고 타일 싹 바꾸고 전체 개조하자는데 동의했다....

그러다 보니 8년 넘게 살아 도배지도 누렇게 변색되었으니 도배도 하고 바닥재도 바꾸자......

도배하고 바닥재 바꾸는데 방문 색깔이 이상하다...페인트 칠하자...

쓸데없는 벽 트자.....

주방에 창문이 너무 많다...줄이자...
싱크대도 색이 안어울린다...바꾸자...

베란다 샷시문이 잘 안열린다고 해서 샷시 업자를 불렀더니 지붕이 내려 앉았다나 뭐라나....그래서 전체 샷시 갈고....
이왕 샷시할거 베란다를 더 늘리자(우리집은 상가주택임)...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방수공사....
작년 여름 엄청나게 많이 내린 비에 우리집의 헛점이 드러난 것이었다..
옥상에서부터 벽으로 스며들어 계단으로 줄줄 흘러 들어오는 빗물..
2층 사무실 천장에서 물이 뚝뚝 흐르고 여기저기서 물이 새는 걸
미루다 미루다 이번 기회에 공사를 하자고 말이 나왔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엄청나게 불어나 버린 돈과
일주일 정도로 잡은 기간이 배로 늘어나 버린 것이었다...

지금 우린 비어있는 50평 남짓의 2층 사무실에서 피난살이 아닌 피난살이를 하고 있다...
나름대로 재미도 느껴가면서...

나라도 악착같이 요모조모 돈도 줄여가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해야 할텐데....

남편이 브레이크를 많이 걸고 있어서인 지 섣불리 나설수가 없다.
바닥재와 도배지...타일색....이런 것들을 고르는 것은 나의 권한이지만 업자와의 협상은 모두 남편의 일....

어쨋든 집수리가 무사히 그리고 예쁘게 단장되어야 할텐데 걱정이다.

지금 난 꿈에 부풀어 있다.

두배로 넓어져 버린 베란다에 나만의 화원을 가꾸는 것.....
(오래 전 이곳에 나만의 화원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전에 실내에서 크던 화초들이 집단장 하느라 마당에 내어 놓았더니 뜨거운 햇살에 타 들어가는 잎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에구 저걸 어쩌나....하면서 화초잎만 쓰다듬을 뿐....
빨리 공사가 마무리 되길 바라면서 내 머리 속엔 화원꾸밀 생각에 가득 차 있다.

산다는 것이 참 미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로 피서(?) 떠나기 전 남편과 티격태격 해 이대로 가서 오지 말아야 할까 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갔었는데....

이젠 새로운 집을 얻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 이 싯점에서 트러블 없이 잘만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또 해 본다.

한 5일 정도만 있으면 모든게 마무리 될 예정이다.

환하게 밝아질 우리 집을 상상하면서.....

오늘 하루를 일찍 마감하며 잠을 청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