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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한 사랑2 (부제:21일간의 사랑)


BY 나브 2000-07-12

잠든 아이의 모습을 보며...이렇게 과거를 떠올리는 내가
한심하기도 하지만....
그냥 묻어두기엔 너무 아쉬운 추억들이라 글을 쓴다.
낮에 S가 준 편지를 찾다가 생각이 났지만....
지금 말하려는 그는 나에게 어떤 흔적도 남기고 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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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직장동료였고 그는 학생이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직장분위기가 이상하게 여자직원들은 사장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이고 남자직원들은 한마디로 충성파들이였다.
그는 아주 성실하고 사장에 대해서도 대단한 충성파였다.
그런 그와 난 전혀 어울릴 수 없는 관계였다.

그러던 어느날 회식비슷한 자리였다. 어찌하다보니 그와나
그리고 유부남남자직원 이렇게 셋이 남았다.
농담을 잘하는 나는 술못먹는 그를 놀리며 괜히 수작(?)을 부렸다.
유부남도 한몫하며 장난으로 나와 그를 맺어주는 분위기였다.
그날따라 그는 술을 많이 먹었고 차가 있는 나는 그를 데려다
주기로 했다. 그가 집근처에 오자 커피한잔 마시고 가자했다.
우린 자판기 커피를 한잔씩 마셨고 왠지 묘한 느낌이 들었다.

담날 유부남은 우리보다 무슨일 없었냐고 물었고 우린 그냥
웃었다. 그런데 그날 저녁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왠지 나도 가슴이 설레였다. 그는 사귀어보자고 했다.
그는 여자와 한 번도 사귄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 그가 너무 순진해보였다. 난 그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그가
놀랄까봐 잡지 못했다.
난 그때까지 많다면 많은 남자와 사귀었고....그에게도 그런 얘기를
했다. 그는 상관없다고 했다.

그후론 우린 직장에서 아무도 모르게 사귀었다.
가끔씩 그가 살짝 보내오는 눈짓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우린 퇴근후 매일 만났고 그의 가족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고시에 실패하고 하는일 없이 지내시는 엄한 학자아버지.....
차남인 그는 집에서 찬밥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그는 뉴질랜드로 이민가고 싶다고 했다.
아니 모든 준비는 되어있고 갈거라고 했다. 나도 같이 갈 수
있냐고 물었다. 난 고민이 되었다. 가족과 떨어져 이국에서 산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나 달콤하고 뜨겁게 사랑했다.
그와 같이 느꼈던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 함께 밟았던 눈....
매일매일 보아왔지만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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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너무 많은 글은 읽어주시기 벅찰까봐...
하찮은 저의 추억 읽어주시는 것만도 고맙습니다.